[SC헬스칼럼] 걷기 운동도 '과유불급'…특정 부위 무리 땐 '과사용 증후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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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진료를 보면서 이런 식의 대화를 최소 하루 한 번은 한다.
그때라도 운동을 멈추고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운동선수들은 경기를 위해서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가능한 휴식을 권유한다.
단순히 '운동=건강'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건강'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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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많이 걷는 편인가요?"
"살도 빼고, 평소 걷는 걸 즐겨서 하루 2~3시간 걷는 편이에요"
"조금 많이 걷는 것 같은데, 줄이는 게 어떨까요?"
필자는 진료를 보면서 이런 식의 대화를 최소 하루 한 번은 한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건강해지기 위해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인데, 족부 진료를 보러 오신 분들께 걷기 운동을 줄이라고 하면 난감해하는 분들이 많다.
단순히 많이 걷는다고 발이 아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장이나 심장이 안 좋아서 내과에 가면 걸으라고 하고, 허리가 아파서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 가도 걸으라고 한다. 게다가 요즘 맨발 걷기가 유행이라서 더 많이 걷는다. 그러니 많이 걸을수록 건강해진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운동도 지나치면 좋지 않다. 운동을 과하게 하면 근육이나 인대 등이 미세하게 손상되는데, 잘 쉬어줘야 회복된다. 그런데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갖지 않고, 같은 부위를 또 사용하면 손상이 누적된다. 계속 손상이 누적돼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염증과 부종이 발생하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때라도 운동을 멈추고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초기에는 관절의 부종이나 염증으로 나타나지만 심해지면 피로골절이나 구획 증후군 같은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몸의 특정 부위를 너무 많이, 자주 사용해 나타나는 증상들을 '과사용 증후군'이라 한다.
친한 친구 중에 대학 핸드볼 감독이 있다. 하루는 그 팀의 선수가 진료를 보러 왔다. 열심히 훈련을 하다가 경골(정강이뼈)에 피로골절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이 걷거나 뛸 때 정강이에 체중이 많이 실린다. 우리 몸의 뼈는 세포가 죽고 다시 생기기를 반복하는데, 죽는 세포의 속도를 새로 생기는 세포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때 피로골절이 발생한다. 그 선수는 2~3개월 정도를 쉬면서 증상이 호전되었지만, 여러 대회 일정 때문에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로 훈련을 시작했고 증상이 재발했다.
과사용 증후군이 생기면 쉬어야 한다. 운동선수들은 경기를 위해서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가능한 휴식을 권유한다. 필자도 운동을 좋아해서 한번 재미를 붙이면 쉬지 않고 하곤 했다. 20대 시절엔 운동을 많이 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 그런데 40세가 넘어서니 이틀 연속 운동하면 피곤하고, 무릎이나 발목이 붓는 것이 느껴졌다. 요즘은 테니스를 즐기는데, 사나흘 연달아 운동하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그래서 하루 운동하면 다음날은 쉬기로 했다. 환자들이 등산, 마라톤, 탁구, 배드민턴 등을 매일 즐기면서 아픈 것을 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운동 강도는 물론 운동량도 줄이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즐겨 하던 분들 중 나이가 들어서도 젊었을 때와 똑같이 운동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분들이 많다. 젊었을 때는 괜찮았을지라도 나이가 들어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 같은 강도와 빈도로 운동하면 탈이 나기 쉽다.
이처럼 과사용증후군은 세균에 의한 감염이나 외상으로 인한 골절처럼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또한, 항생제 주사나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내 몸은 내가 잘 관리해야 한다. 단순히 '운동=건강'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건강'이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운동이라는 과실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달콤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 마련이다. 이제는 100세 시대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오래도록 즐기려면 내 나이에 맞는 운동과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도움말=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서동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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