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권율 "악역 고사했던 이유? 이미지 고민 없었다면 거짓말" [인터뷰]②

최희재 2024. 7. 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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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사실 저는 ‘커넥션’을 받았을 때 감독님께 ‘저는 이제 더 이상 (악역은) 안 할까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었어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율이 악역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악역이 숙제나 한계로 느껴지진 않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전작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와 현재 방영 중인 ‘놀아주는 여자’를 선택한 이유도 그것이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 분)이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드라마다. 권율은 극 중 안현지청 검사이자 ‘이너서클’의 브레인 박태진 역으로 열연했다.

권율(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강렬한 악역 연기로 극의 몰입을 더한 권율은 ‘커넥션’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도 들었지만 확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 이미지에 대해 “배우 행보에 있어서 두려움도 있었다. 악역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미지 소모에 대한 두려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커넥션’이란 작품을 선택하면서 앞서 보여줬던 모습들과 다르면서도 집대성된, 응축된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만큼 대본이 좋았고 태진이란 인물과 그의 악행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많은 감정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어서 제가 생각했던 우려 지점에 대한 문을 거침없이 열고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권율(사진=SBS)
박태진(권율 분)의 악행은 회를 거듭할수록 드러났다. 특히 오윤진(전미도 분)의 목을 조르며 극과 극으로 치닫는 연기는 소름을 유발할 정도였다.

권율은 “그 부분을 생각보다 빨리 찍었다. 대본을 쭉 봤을 때 박태진이란 인물이 어디에서 자신의 큰 민낯을 드러내는, 폭주의 시발점을 그 PC방 신으로 생각하고 디자인했다”며 “청국장 신에서 원창호(문성근 분)가 두려워서 무릎을 꿇고 읊조렸던 박태진에서 거침없이 눈을 피하지 않게 되기까지의 가장 큰 모멘텀이자 동기부여가 되는 신이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신이다. 다만 다치지 않게 하려고 했다”면서 “상대 배우의 목을 조른다는 행위 자체가 약속되어있다고 하더라도 위험할 수밖에 없지 않나. 미도 씨가 워낙 베테랑이시고 잘 받아주셨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인상 깊게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작에서 권율은 주로 전문직, 엘리트 직업군을 맡았다.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묻자 권율은 “완전 백수, 완전 한량을 해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빈틈도 많고 킹받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또 슈트를 안 입고 트레이닝복을 입는 널부러져 있는 캐릭터. 그렇지만 정의감은 넘쳤으면 좋겠다”고 캐릭터 욕심을 드러냈다.

권율(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커넥션’은 최종회에서 전국 가구 평균 14.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 상반기 방영된 SBS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올 연말 연기대상에서 수상을 기대해 볼 만한 성적. 권율은 “상이라는 건 진짜로 생각을 안 해봤다. 주시면 잘 받겠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커넥션’이란 작품과 배우를 두고 상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그것만큼 행복한 게 없는 것 같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사실 시청률이 왔다 갔다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늦게 드러나는 배우들이 있는데 함께한 모든 원석 같은 동료들과 그들의 가치가 온전하게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뿌듯한 현장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권율은 ‘커넥션’에 대해 “함께 만들고 연기하는 작업이 굉장히 큰 울림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된 작품”이라며 “권율이라는 배우의 인생에서 원팀을 만들어가는 지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했던 현장”이라고 답했다.

어느덧 하반기로 접어든 2024년. 한 해도 빠짐없이 쉴 틈 없이 달려온 권율의 올해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섣부를 수도 있겠지만 올해는 연기적으로 잘 보여드리고 싶었던 해였던 것 같아요. 근 2년간 예능적으로 잘 보였던 해였던 것 같고. 하하. 연기적인 모습을 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굉장히 감사하게도 ‘커넥션’을 그런 모습으로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서, ‘올해 설정한 목표에 한 발 한 발 움직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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