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권율 "소시오패스 공부…정유민 '찐사'였냐고요?" [인터뷰]①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폭주 기관차의 끝을 보여줬죠.(웃음)”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배우 권율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6일 종영한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 분)이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드라마다.

권율은 극 중 안현지청 검사이자 ‘이너서클’의 브레인 박태진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방영 중인 ‘놀아주는 여자’에서도 검사 역으로 출연 중인 권율은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독보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사이코패스라는 접근보다도 소시오패스라는 느낌을 가져갔다. 이해관계에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나 관계들이라면 가감 없이 쳐내기도 하고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그 결단이 피해로 돌아오지 않을 만큼의 주변 설계도 철저하게 할 수 있는 직업과 위치였기 때문에 태진이는 전혀 두려움 없이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막힘없이 설명했다.

이어 “불륜의 관계에도 이게 진짜 사랑인지 아닌지에 대한 지점들이 있지 않나. 제가 공부하고 분석했을 때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순간엔 진심이더라. 이해관계로 인해서 생각을 배제시키고 도려낼 수 있는 게 성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권율은 “어떤 것은 진심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종수(김경남 분), 치현이(차엽 분)를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 같진 않다. 다만 최악의 순간 어떤 판단을 해야 할 때 절대로 불변하는 가치, 자신에게 철저하게 이득이 되는 이해관계가 앞서게 된다는 게 태진의 절대적인 모습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이며 깊은 고민을 전했다.

특히 박준서(윤나무 분)의 아내인 최지연(정유민 분)의 불륜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최종회에서 박태진은 최지연을 “걔 와이프”라 부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나 중요한 비밀번호의 앞자리는 최지연의 생일로 설정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최지연을 향한 박태진의 감정이 ‘찐사’(진짜 사랑)였는지에 대한 시청자 의견도 분분했다. 이에 대해 권율은 “사랑인지 아닌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진심이었을 때의 감정과 아닐 때의 감정이 혼재되어 있던 것 같다”며 “비밀번호도 태진의 그런 부분을 나타내는 모습 중에 하나인 것 같다. 비밀번호를 설정할 당시에는 ‘찐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최지연의 이름을 바로 떠올리지 못하며 “걔 와이프”라고 말한 장면은 애드리브였다고 전했다. 그는 강렬했던 마지막 독백 신에 대해 “약간의 허세였다. 잃을 게 없다는 교만함을 넘어 굉장히 (감정적으로) 업 된 상태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프레임을 잡았고, 실제로 뽕을 맞은 것처럼 자신의 성과에 도취된 모습을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의 세상이 도래했다고 착각한 가장 큰 방심의 순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 순간만큼은 태진이도 인간이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확 쏟아내듯 열었던 신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커넥션’ 최종회의 관전 포인트는 아무래도 박태진의 종말이었다. 권율의 말처럼 ‘폭주 기관차’ 같은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도핑테스트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감탄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준비 과정은 어땠을까. 권율은 “엔딩을 앞두고 지성 형님과 대화를 진짜 많이 하고 하루 전날까지 통화했다”며 “저도 마음이 굉장히 복잡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이 많은 대사를 어떻게 해야 이들의 서사를 납득이 되게 다가갈 수 있을까 부담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니 단순하게 생각하자 싶었고, 그렇게 에너지가 쫙 모여지다 보니까 생각보다 임팩트 있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며 “어떤 퍼포먼스 속에서 총을 맞는 게 정상의가 가장 거침없게 들 수 있을까. 한마디로 ‘어떻게 쑤셔갈까’를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그런 에너지가 모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로 대면 인터뷰는 처음이라는 권율은 남다른 너스레와 입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대 이상으로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함께 궁금해해 주시고 집중해 주셔서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죽였냐. 걔가 죽였냐’ 물어서 곤란했다. 이제는 밝힐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웃어 보였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