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 “‘커넥션’ 반복되는 악역에 거절→전미도 목 조르는 신 부담”[EN:인터뷰①]

이해정 2024. 7.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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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권율/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뉴스엔 이해정 기자]

배우 권율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커넥션' 촬영을 마친 소감과 함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권율은 7월 9일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 종영 인터뷰에서 "기대 이상으로 관심 가져주시고 궁금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주변에서도 회자될 만큼 우리 '커넥션'이 관심을 받았구나. 몸소 피부로 느꼈다"고 종영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죽인 거냐'고 물어보니 그런 질문이 가장 곤란했다. 끝까지 스포일러라 안 된다고 하기엔 너무 가까운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고 덜컥 밝히기엔 동료 배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곤란했다. 이젠 밝힐 수 있어 시원하다(웃음)"고 덧붙였다.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작품. 극 중 권율은 안현지청 검사이자 '이너써클'의 브레인 박태진 역으로 선 넘는 빌런 연기를 선보였다.

권율은 "'커넥션'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에게 악역은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으며 "'커넥션' 전까지는 악역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의 행보에 있어 두려움도 있었다. 연기를 하는 것보다도 이미지 소모, 고착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커넥션'에서는 차별화된 악역 연기에 집중했다고. 권율은 "지금까지 악역을 했던 모습들과는 다르면서도 노하우가 응축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은 있었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고 태진이라는 인물이, 그 악행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극중 전미도 목을 조르는 신으로 극악무도한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 권율은 "사실 생각보다 그 부분은 굉장히 빨리 찍었다. 박태진이라는 인물이 어디에서 자신의 민낯을 드러낼까 궁금했는데 폭주하는 시발점이 아니었나 싶다. 악역에 동력을 불어넣는 신이라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동시에 "여배우 목을 조르는 행위 자체가 아무리 약속돼 있다 하더라도 위험할 수 있어서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하며 "연기와 동시에 안전도 고려했다. 미도 씨가 베테랑이라 제 생각보다 더 잘 받아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권율은 "그 신을 찍은 후 감독님이 '권율이라는 배우의 얼굴을 다시 봐서 인상 깊다'고 연락을 주셨다. 다들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같아 현장에서의 내 감이 맞았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마약과 불륜, 친구의 죽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박태진을 바라보는 권율의 시선은 어땠을까. 권율은 "박태진은 사이코패스보다는 소시오패스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이해관계를 따져서 결단을 내리는 캐릭터로 그 순간에는 모두 진심이었을 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태진의 가장 본질적인 면은 환경에 대한 자격지심이 아니었을까. 태어난 껍데기, 환경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생긴다는 것에 자격지심이 있던 것 같다. 본인이 누구보다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연기했다. 우정 안에 숨겨진, 철저하게 계급화된 이해관계가 태진에게는 가장 중요했던 키워드였다"고 소개했다.

권율은 박태진의 자격지심에 개인적인 경험이 녹아있는지 묻자 "자격지심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특정 사건이 자격지심이 된 것보단 제가 배우로서의 삶도 그렇고 인간으로서도 그렇고, 자격지심을 느꼈던 지점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난 것 같다"고 답했다.

'커넥션'을 "어느 때보다 고생하지 않은 작품"이라 말해 궁금증을 키우기도 했다. 권율은 "'커넥션' 현장은 서로 배려와 소통이 넘치는 현장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어느 작품보다 소통을 많이 했다. 예전에는 내 연기만 바라봤다면 이번 '커넥션'을 계기로 작업 방식이 바뀌었다. 배우들, 스태프들과 끊이지 않고 소통하면서 현장에서 내가 고생해야 할 짐을 나누어 같이 드는 느낌이라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안했다. 특히 지성 형님이 먼저 리드해서 '우리 짐을 나누자'고 하며 형부터 리더십을 보여주니 열려 있는 현장이 됐다. 그런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잘 모인 현장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태종치(태진-종수-치현) 이너서클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우리 스토리라인이 가장 스릴감과 긴장감이 있게 만들자. 저쪽도 엄청 준비를 많이 할 테니 우리는 우리끼리 최선을 다해서 우리 스토리라인이 뒤처지지 않게 해보자' 독려했다. 고맙게도 다들 너무 흔쾌히 공감하고 시간까지 할애해줬다. 너무 바쁜 친구들인데 우리집까지 와줬다. 집을 아지트처럼 세팅해놓고 연기하면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연습했다. 한번 모이면 4, 5시간도 연습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매번 밥을 샀다는 말에 "비싼 밥 샀느냐"고 묻자 "제가 맛집에 자부심이 있지 않냐. 다들 깜짝 놀랄 정도로 다양하게 사줬다"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을 웃게 했다.

악역에서 유독 빛을 발하는 권율은 "각자의 선택 사항이고 취향의 문제겠지만 저는 악역도 똑같은 표정과 말투, 걸음걸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쇄살인마 같은 경우는 특수하지만, 박태진처럼 일반적인 악역은 누가 우리 주변에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에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연기하려고 한다"고 연기 철학을 밝혔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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