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정책 완화 실기하면 경제 위태”…커지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
금리인하 시점엔 “어떤 신호도 주지 않을 것” 함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경제 지표가 추가로 나타나야 가능하다고 조건을 붙였다.
파월 의장은 9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연례 연설을 통해 “정책적 억제를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적게 완화할 경우 경제 활동과 고용에 심각한 약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 5.25~5.5%의 높은 기준금리를 늦게 혹은 적게 인하할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위험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노동시장을 냉각시키는 데 진전이 있었으나, 인플레이션 상승만이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위험이 아니다”며 노동시장의 둔화 가능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주목받은 것은 그의 발언이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21만8000명) 대비 감소한 20만6000명으로 집계되었고, 실업률은 4.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지만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완만한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긍정적인 지표가 더 나타나면 물가가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지난해까지는 주로 물가 안정에 집중했으나, 이제는 고용 시장의 상황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보이고 고용 시장이 약화되는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는데 이는 1년 전의 4%보다 낮지만, 여전히 정책 목표인 2%보다 높다. 오는 11일과 12일 각가 발표될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의 향배에 따라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정책 입안자들이 2%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단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성급한 기대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금리 인하 시기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향후 행동의 시기에 대해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7월 30일부터 31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함구하면서 당장 이달 열릴 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CME 그룹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기준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6.4%로 하루 전 93.8%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반면 오는 9월 FOMC 회의서 금리가 처음으로 인하될 가능성은 전날 71%에서 71.3%으로 소폭 올랐고 11월 인하 가능성은 50.7%에서 53.2%로 상승했다. 연준이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연내에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셈이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함구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2.82포인트(0.13%) 하락한 3만9291.97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3포인트(0.07%) 오른 5576.98,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55포인트(0.14%) 상승한 1만8429.2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마감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나스닥은 6거래일, S&P500도 5거래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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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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