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47] 스포츠 행사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는 이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은 주요 국가행사에서 빠지지 않는다. 스포츠 행사에서도 묵념을 하는 이유는 국가를 위해 희생된 스포츠인과 국가 영웅들을 추모하기 위해서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정확한 뜻과 차이점을 아는 이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둘 다 나라를 위해 싸워 희생됐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나라를 위해 자발적으로 싸웠는지, 국가의 부름으로 나라를 위해 싸웠는지에 따라 나뉜다. 1945년 8월15일 광복절을 기준으로 나라 건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은 ‘순국선열’이라 부르며, 그 이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호국영령’이라 부른다.
순국선열은 ‘따라 죽을 순(殉)’ ‘나라 국(國)’ ‘먼저 선(先)’ ‘세찰 렬(烈)’로 이뤄진 한자어이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투쟁을 벌이다 전사, 옥사, 병사한 이들을 말한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면 ‘순국선열’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순국’은 원문 493회, 국역 103회 등장한다. ‘선열’은 원문 153회, 국역 84회가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순국과 선열이라는 말을 함께 조합해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순국선열이라는 말은 1945년 해방 이후부터 등장한다. 동아일보 1945년 12월8일 ‘大韓國民總會發起(대한민국총회발기) 急速(급속)한 獨立(독립)을 友邦(우방)에 主張(주장)’기사에서 처음 순국선열이라는 단어를 썼다.
국가보훈처는 독립운동 참여자 300만 명중 15만명을 순국선열로 지정했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14일까지 국내외에서 독립운동 등으로 순국해 건국훈장이나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람들을 말한다.
호국영령은 ‘보호할 호(護)’ ‘나라 국(國)’ ‘꽃부리 영(英)’ ‘신령 령(靈)’으로 된 일본식 한자어이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영예로운 영혼이라는 뜻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장에 나가 전쟁터에서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을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호국영령’이라는 말은 검색되지 않는다. 대신 ‘호국’은 원문 141회, 국역 16회가 나오며, ‘영령’은 원문 995회, 국역 1147회 나온다. 순국선열과 함께 호국영령이라는 말도 조선시대에 함께 사용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호국영령이라는 말은 일제강점기 때부터사용했다. 조선일보 1932년 12월28일 ‘亞弗利加地名語義(아불리가지명어의) (二)’ 기사에서 처음 등장한다. ‘아불리가’는 아프리카는 음역한 말이다.
순국선열은 호국영령이 될 수 있어도 호국영령은 순국선열이 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6·25전쟁이나 월남전 참전용사 같은 경우 순국선열이 될 수 없다.
그동안 체육인 출신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생과 한국체육발전에 기여한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이 대전 국립현충원 국가 유공자 묘역에 안장됐다. 지난 2006년 12월 7일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경기 중 말의 앞발이 장애물에 걸려 낙마해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숨을 거둔 김형칠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사망한 첫 번째 사고로서,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안장대상 중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하게 공헌한 사람’으로 인정되어 같은 해 12월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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