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89+던지면 QS'…단돈 1억짜리 에이스라니, 한화는 진짜 6주만 쓸 건가요?

김민경 기자 2024. 7.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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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곽혜미 기자
▲ 라이언 와이스는 키 193㎝ 장신에 걸맞은 긴 팔을 앞으로 쭉 끌고 나오면서 투구하는 스타일이다.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는 조만간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대체 외국인 선수 라이언 와이스(28)의 활약이 심상치 않아서다.

와이스는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7구 5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역투를 펼치며 8회말 3-2 리드 상황에서 불펜에 공을 넘겼는데, 불펜이 단 2이닝을 지키지 못하고 볼넷을 남발하며 자멸하는 바람에 와이스의 시즌 2승이 날아갔다. 한화는 3-5로 역전패하면서 후반기 첫 경기부터 기분 나쁜 패배를 안았다.

한화의 아쉬운 경기 결과에도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와이스였다. 와이스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53㎞, 평균 구속 150㎞를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 첫 7이닝 투구에도 마지막까지 시속 150㎞를 웃도는 공을 펑펑 던졌다. 경기 후반에는 스위퍼와 커브 등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섞으면서 버텨 나갔다. 직구(33개)-커브(28개)-스위퍼(23개)-체인지업(13개) 등을 섞으며 공격적인 투구를 이어 갔다. 5회까지 투구 수가 50개에 불과할 정도였다.

와이스는 지난달 17일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산체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올 시즌 2번째로 자리를 비웠고, 6주 이상 공백이 불가피해 와이스를 영입하기로 했다. 와이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경험도 없고, 마이너리그에서만 5시즌을 뛴 선수였다. 지난해는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고, 올해는 미국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가고 있었다. 한화는 일단 와이스에게 계약 기간 6주에 총액 10만 달러(약 1억원)를 안기면서 한국에서 통하는 공을 던지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와이스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지난달 2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처음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더니 계속해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와이스는 한국에서 등판한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1승, 19이닝,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와이스가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챙긴 게 특별한 이유는 나머지 한화 외국인 투수들이 그러지 못해서다. 와이스는 현재 한화에서 류현진(16경기 10개) 다음으로 많은 퀄리티스타트를 챙긴 투수다. 문동주와 와이스가 각각 3개씩 기록했다. 지난 5월 방출된 펠릭스 페냐(9경기 2개), 산체스(11경기 2개), 페냐 대신 한화에 합류한 하이메 바리아(6경기 2개)보다 와이스가 경기 수는 훨씬 적은데도 이미 이들을 뛰어넘었다.

▲ 한화 이글스에 합류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라이언 와이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과 인사하는 라이언 와이스 ⓒ곽혜미 기자

와이스가 지금과 같은 투구를 계속 펼치면 한화는 산체스 교체 여부를 두고 고민을 이어 갈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수 시장이 갈수록 좋지 않아 산체스처럼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을 구하기 어렵긴 하지만, 올해 산체스의 팔꿈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고 이닝 소화력도 매우 떨어진다. 선발투수의 덕목인 이닝과 건강 2가지 요소를 고려하면 와이스가 현재로선 우위를 점한다.

앞서 대체 외국인 제도를 활용했던 SSG 랜더스는 '정석'을 선택했다. 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일본 독립리그 출신 대체 외국인 시라카와 케이쇼를 두고 누구와 동행할지 깊이 고민했다. 고심 끝에 SSG는 정석대로 엘리아스를 끌고 가면서 시라카와를 웨이버 공시했다. 기본적인 기량 자체만 따져 봤을 때 엘리아스가 우위라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스는 193㎝ 장신을 활용해 상대 타자들을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투지도 엄청나다. 한국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마운드 위에서 위압감은 에이스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는 와이스와 진짜 6주 계약을 끝으로 결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원래 계획은 그랬다고 해도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을 듯하다. 같은 팀을 2번 이상 만나고, 상대팀이 완전히 대비하고 마주했을 때 와이스가 지금과 같은 결과를 계속 낼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지금 한화에서 류현진만큼 던지는 선발투수는 와이스뿐이다. 와이스는 시즌 끝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완주하는 대체 외국인 신화를 쓸 수 있을까.

▲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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