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끼워진 첫 단추'…금융위의 야심작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난항

신민경 기자 2024. 7. 10. 0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험 비교·추천' 무엇이 문제인가]①플랫폼-보험사 '갈등'…소비자 '외면'
업계간 이견에 개별API 대신 '표준API' 채택…가입 불편 초래

[편집자주] 정부가 보험사간 경쟁 촉진과 보험료 절감을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보험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준비 과정부터 보험사와 핀테크 간의 이견으로 삐거덕거렸고, 출시 이후에도 수수료 문제로 혼란이 가중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당초 4월 출시 예정이었던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도 보험사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난항을 겪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문제를 진단하고, 서비스 연착륙을 위한 방안을 살펴봤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네이버 등에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이용 시 일정액 수수료가 공제됩니다.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가장 낮은 금액으로 나온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가입하는 것이 좋아요.

금융당국이 선보인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가 시행된 지 반년이 돼 가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우회'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꿀팁'이 공유되는 현실이다.

정부가 야심차게 선보인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기존 자동차보험 보험사의 다이렉트 가입 홈페이지 대비 비싼 가격 정책과 서비스 가입 시 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해관계자 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첫 발을 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상품 정보 비대칭 줄인다"…금융위,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 선봬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는 지난해 7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된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 온라인 보험상품(CM)을 비교해 주고 적합한 보험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다양한 기준(최저보험료·최대보장범위 등)으로 여러 보험 회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으며 본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한 달 계약 6000건 수준

그러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첫 상품인 자동차보험 반응은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2월 금융위가 발표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이후 약 한 달 동안 12만 명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체결된 보험계약은 약 6100여건에 그친다.

이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와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는 올해 1월 출시 이후 약 한 달간 13만6000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환대출 실행은 총 2만3595건으로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 많은 정보" vs "우리 정보 못 줘"…플랫폼-보험사 이견 차

우선 가입이 번거롭다. 당초 플랫폼사들은 정확한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표준API·개별API 병행을 주장했다. 표준API는 상품별 비교 항목에 대한 정의값을 미리 짜놓고 그대로 보내는 것이다. 개별API는 이를 통일하지 않기 때문에 업체별로 다양한 항목을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이는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별API로 정보를 불러올 수 있다면 간단한 정보만 입력해도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표준API가 적용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기존 보험사 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때보다 기입해야 하는 정보가 많아 불편함을 겪게 됐다"며 "이는 기존 보험사들의 다이렉트 홈페이지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2023년 기준)은 매년 약 2500만대 자동차가 의무적으로 가입·갱신하는 시장이다. 의무보험이라 이미 다수의 보험사에서는 다이렉트 가입 홈페이지를 운영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만기일 미도래자 이용 어려워…자동차보험 특성 요인도

1년마다 재가입하는 자동차보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위는 "(자동차보험 계약이 저조한 이유는) 계약 만기일이 도래한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한 자동차보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험사와 핀테크사 등은 서비스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개선방안 등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보험의 경우 당국의 독려로 참여한 보험사가 많았으나 다가올 펫보험 서비스에서는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드러내는 곳들이 많다"며 "이전과는 다른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smk503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