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⑩ 이젠 금메달·멀티메달이다…한국 근대5종의 새로운 미션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 명의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모두 소화해야 해 '진정한 올림픽 스포츠'로 불리는 근대5종은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메달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남자부 경기에서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동메달을 목에 걸어 1964년 도쿄 대회부터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선사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19세기 젊은 프랑스 기마 장교를 모델로 창시한 것으로 알려진 근대5종은 유래에 걸맞게 유럽이 강세를 보여왔다.
역대 올림픽에서는 헝가리(금9·은8·동6)와 스웨덴(금9·은7·동5) 등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고,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영국이 남녀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아시아에선 2012년 런던 대회 때 차오중룽(중국)의 남자부 은메달에 이어 전웅태가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근대5종 메달리스트가 된 바 있다.
이후에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웅태가 2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근대5종은 국제 무대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눈앞에 뒀다.
'메달 색깔'을 바꾸는 것과 더불어 최초의 단일 올림픽 '멀티 메달' 획득이다.
도쿄에서 첫 동메달이 나온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상 첫 금메달에 여러 개의 메달 획득까지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에서 고르게 입상자를 내 온 대표팀이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은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한층 키웠다.
2003년생 신예 성승민(한국체대)이 한국 근대5종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 사상 첫 입상을 금메달로 장식했고, 전웅태가 5년 만에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해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였다.
남자 계주에서 전웅태-서창완(국군체육부대)이, 여자 계주에선 성승민-김선우(경기도청)가 각각 금메달을 합작해 사상 첫 남녀 계주 동반 우승도 나왔다.
김선우와 서창완은 혼성 계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단체전에선 남녀부 모두 은메달을 수확해 사상 첫 '전 종목 입상'을 달성했다.
올림픽 근대5종엔 한 국가에서 남녀 선수 2명씩 출전할 수 있는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한 전웅태, 서창완, 성승민, 김선우가 나란히 파리로 향한다.
전웅태와 김선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입상으로, 성승민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서창완은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집계된 세계랭킹을 통해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림픽 근대5종에선 단체전이나 계주는 없이 남녀 개인전만 열려 전웅태와 서창완, 성승민과 김선우는 각자 경기에 들어가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지만, 모두가 '동반 입상'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헝가리, 이집트, 영국 등이 주요 경쟁국으로 꼽히는 가운데 남녀부 각 36명이 모두 돌아가며 한 번씩 에페로 겨루는 펜싱 랭킹 라운드가 대회의 시작이자 성패를 좌우할 열쇠로 꼽힌다.
수영은 200m 레이스를 펼치며, 승마는 장애물 경기로 진행된다. 육상과 사격이 결합한 마지막 레이저 런에선 앞선 종목들의 성적순으로 선수마다 출발 시간에 차이를 둬 3,200m를 달린다.
종목을 만든 쿠베르탱 남작이 프랑스인이라 프랑스는 근대5종의 '종주국'이나 마찬가지이다 보니 이번 파리 올림픽은 출전하는 선수들에겐 의미가 클 대회다.
특히 일정 첫날인 8월 8일(현지시간) 아레나 파리 노르에서 예정된 펜싱 랭킹 라운드를 제외한 경기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에서 진행돼 '보는 즐거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 올림픽 때 공정성, 동물 학대 등 논란이 일었던 승마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사라지고 다양한 장애물을 빠르게 통과하는 장애물 경기로 대체되기로 하면서 승마가 포함된 마지막 올림픽 경기라는 점도 남다른 부분이다.
펜싱 랭킹 라운드 이후 8월 9일엔 남자 준결승, 10일엔 남자 결승과 여자 준결승, 11일엔 여자 결승 경기가 이어진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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