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김범수 향한 檢의 칼

지난해 10월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뉴스1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카카오 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자 카카오 쇄신 및 성장동력 발굴 등이 좌초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 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지 8개월 만이다.

머니S는 주가조작 의혹 등 여러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김 위원장을 10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지난해 11월1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뉴스1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12만원 이상으로 설정·고정하려는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 2월 16~17일, 27~28일 동안 약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을 총 533회에 걸쳐 비정상적으로 매입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또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이를 금융 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어긴 혐의도 있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 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 원 이상으로 뛰자 실패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 직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 주식을 대량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4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앞서 특사경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과 카카오 관계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황태선 CA협의체 총괄대표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사경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같은해 11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 그룹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현재 남부지검은 주가조작 의혹 이외에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의혹 등 총 4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