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난로 키스신·베드신에 물음표→안판석 감독 리스펙트”(졸업)[EN:인터뷰①]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배우 정려원이 드라마 ‘졸업’을 선택한 이유로 안판석 감독을 꼽았다.
정려원은 지난 7월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 연출 안판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설레고도 달콤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주변 선배, 동료 배우들로부터 안판석 감독과 작업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추천을 많이 받았다는 정려원은 이를 자신의 일기에 버킷리스트처럼 적어놨고, 거짓말처럼 안판석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정려원은 “작년 5월 12일에 회사 이사가 ‘누나 빨리 읽으셔야 할 것 같다’라고 9월에 들어가는 멜로 작품이고 안판석 감독님이 연출하신다고 하더라. 엄청 신나서 바로 제작사에 전화해서 한다고 했다”라며 “처음으로 대본을 안 읽고 결정했다. 간절히 바라면 이렇게 만나는구나, 운명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처음 대본을 봤던 순간을 떠올린 정려원은 “처음에는 멜로인 느낌보다는 오피스 드라마 같았다. ‘엔딩에서 준호가 들어오는 포인트들이 멜로라고 하는 건가?’, ‘안 감독님이 예전에는 빌드업이 조금 빨랐다면 이번에는 천천히 가시려고 하나?’라는 생각에 기대가 됐다. 장르극을 많이 했기 때문에 대사 많이 외우는 걸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일 많더라(웃음). 역시 나는 대사를 많이 하는 게 운명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5~8회 대본을 받고서는 올 게 왔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때 호주 이민 후, 학창 시절을 해외에서 보낸 정려원은 강사 역할에 대한 부담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정려원은 “강사 역이라고 했을 때 당연히 영어 강사라고 생각했는데 국어더라. ‘나 이거 하나도 모르는데 어떡하지?’ 생각했다. 그나마 위안은 엄마가 내가 한국말을 잊어 버릴까 봐 어릴 때 책을 읽게 하셨다. 여기서 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한국 책을 읽은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 했다. 그럼에도 모르는 작품도 있고, ‘카메라와 워커’ 같은 건 다른 배우들보다 너무 뒤에서 출발하는 것 같더라. 친구 형부가 고등학교 선생님이셔서 그걸 구해 읽고, ‘이런 좋은 글을 고등학생들이 보고 배우는구나’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충격적인 건 대치 학원에 가서 선생님이 강의하는 걸 들을 때, 10시 반 정도 됐는데도 학생들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듣더라. 열시 반까지 어마어마한 공부량을 소화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대한민국 학생들은 이만큼의 공부를 소화하는 것에 놀랐다”라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걱정과 달리 국어 강사 연기를 실감 나게 그렸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정려원은 늦은 밤 학원에 가서 새벽까지 판서 연습을 하고, ‘일타스캔들’에 출연했던 정경호가 사용하던 칠판까지 물려받았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정려원은 “여기서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니까 내가 많은 걸 놓쳤을 것 같은 콤플렉스가 있었다. 모두가 당연히 아는 걸 난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서 5월 12일부터 국어 강의를 종류별로 들어봤다”라며 “다른 동료들한테 ‘이런 것 읽었던 것 기억나?’라고 하면 ‘20년 전인데 어떻게 기억하냐’라고 하더라. 스타트가 비슷한 것 같아서 그때부터는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쌓아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연습밖에 안 한 것 같다. 감독님은 연습 많이 하는 스타일을 안 좋아하신다. 현장에서는 연습 안 한 척하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강의, 현장 강의의 차이뿐 아니라 수시, 정시 개념도 잘 몰랐다는 정려원은 “이 역할을 하기에 부적절한 배우가 아닌가라는 질타를 받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나를 자문해 주시는 선생님을 완벽하게 따라 해 보자는 마음으로 그분이 하는 걸 계속 들었다. 선생님들이 판서할 때 오디오가 비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걸 다 대사 사이에 붙여서 연습했는데, 리허설 후 감독님이 애드리브 다 빼고 대사만 해달라고 하셨다”라며 “2분이 넘었던 것 같은데 방송에는 40초만 나갔다. 감독님은 더하는 것보다 빼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는 걸 그때 느꼈다. 답을 못 찾은 상태에서 내가 계속 찾아나가게 하시더라. 나는 그런 스타일의 연출이 처음이었고, 그래서 배운 게 너무 많다”라고 답했다.
안판석 감독과 성향이 잘 맞으면서도, 안판석 감독을 통해 연기적으로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다. 정려원은 “감독님은 ‘현장에 대사 외워 오지 마. 그냥 치면 되지’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그럼 천재랑 찍으세요’라고 했다(웃음). 연습하게 되면 화면에 경직된 게 보이시나 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얼굴에 가득하는 건 바로 알아 보신다. 두 신 정도는 내 연기가 마음에 들어서 ‘이게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게 다 안 나왔다. 감독님이 귀신같이 아는 거다. 진짜 도사다. 감독님을 진짜 존경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6년 만에 법복을 벗고 멜로 연기를 하게 된 정려원은 멜로 공백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독님이 ‘혜진이는 모태솔로지’라고 하고 나가시더라. 얘가 정글 같은 대치동에서 애들 가르치고, 아빠 부양하고, 동생들 뒷바라지하려면 지석(장인섭 분)이 같은 애가 있었어도 그냥 아니라고 하고 갔을 거고, 그 정도로 철두철미한 사람이라고 해서 설득이 됐다”라며 “그래서 더 어떻게 될지 모르겠더라. 손 동작을 할 때도 ‘이건 사랑을 해본 애 같나?’라고 고민했다. 나중에 하준 씨도 ‘누나도 뚝딱거리네’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정려원은 9회에서 등장한 베드신 촬영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정려원은 “합을 만들면서 준비를 했고, 준호를 떨어트리는 것까지 연기했다. 우리가 합을 짰다고 했는데 감독님은 대사부터 하면 된다고 하셨다”라며 “처음에는 매커니즘이 너무 다르니까 이해를 잘 못했다. ‘되게 까만데 괜찮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까 너무 야하더라. 감독님은 역시 배운 사람이었다. 안 감독님은 다 이유가 있다”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정려원은 명장면으로 6회 난로 키스신을 꼽았다. 그는 “조명 감독님이 우리의 시작이라고 예쁘게 조명을 깔았다. 감독님이 빨간 난로 하나로 간다고 조명을 닫으시더라. 처음에는 너무 빨갛고 까매서 너무 무서웠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교무실 같지 않다고 했더니 ‘려원 씨 항상 익숙한 공간에서 며칠 밤새고 그런 익숙한 공간이 어떤 계기로 인해서 확 낯설어지는 게 사랑이 찾아오는 거랑 똑같아. 이건 이해를 못 하면 정말 안 돼’라고 하면서 감독님이 그 신을 계속 밀고 가셨다. 그 말이 너무 이해가 됐다”라며 “그러면서 방송을 봤는데 약간 낯선데, 낯선 대로 독특했다. 어떻게 보면 6회 엔딩이었는 데도, 빨리 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낯섦이 같이 중화시키고 이들의 연애를 설득시킨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장면이 너무 명장면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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