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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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은 만남의 여정이다.
만남에는 부모나 가족처럼 필연적인 만남도 있지만 친구처럼 선택적인 만남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영적인 만남도 있어 하느님도 만나고 부처님도 만난다.
우리의 만남도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간절한 만남, 영원을 태우는 만남,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모든 걸 베풀 수 있는 진솔하고 아름다운 만남, 후회 없는 만남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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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은 만남의 여정이다. 태어나면서 부모와 가족들과 만나고,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만나고, 성인이 돼서는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룬다. 일상적인 일 자체가 만남에서 생성된다. 만남에는 부모나 가족처럼 필연적인 만남도 있지만 친구처럼 선택적인 만남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영적인 만남도 있어 하느님도 만나고 부처님도 만난다. 어떤 만남이건 만남은 설렘이고 그리움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도 있지만 이별을 전제로 한 만남은 진정한 만남이 아니다. 좋은 만남은 정(情)을 낳는다.
아주 오랜 적에 지리산 깊은 곳에서 칡이 태어났다. 눈을 떠보니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는 나무 세상이었다. 나도 저 나무들처럼 쑥쑥 커야지 하고 다짐을 했는데 자라면서 보니 자신은 땅으로만 기어다니는 넝쿨식물이었다. 크게 실망한 칡은 산신령님께 청했다.
"산신령님, 저도 하늘을 향해 크게 자라게 해주세요."
산신령님은 천성을 바꿀 수는 없으니 좋은 만남을 가져보라고 권하셨다. 어느 새벽 잣나무 위에서 반짝이는 샛별을 보고 잣나무와 벗하기로 결심한 칡은 껍질이 벗겨지는 아픔도 감내하며 부지런히 기어가서 가지를 붙잡았다. 세세연년이 흐른 어느 날, 몇 사람이 안아야 할 정도로 굵은 잣나무와 칡을 보고 사람들이 베어갔다. 잣나무는 섬진강의 거룻배가 되고, 칡은 지리산 화엄사 대웅전의 기둥으로 귀한 몸이 됐다.
땅을 기어다니는 칡이 화엄사 대웅전의 기둥으로 귀하게 쓰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잣나무를 만난 덕분이다. 칡은 잣나무를 만났기 때문에 귀하게 쓰이고 싶었던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우리의 만남도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간절한 만남, 영원을 태우는 만남,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모든 걸 베풀 수 있는 진솔하고 아름다운 만남, 후회 없는 만남이면 좋겠다. 삶이 황폐하게 느껴질 때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와 힘이 돼주는 만남이면 더욱 좋겠다. 아름다운 만남은 하느님이 주신 축복이다. 류인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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