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년 정도 걸렸다" 타자전향 선배 이형종, 왜 장재영에게 계속 쳐봐야 한다고 조언했을까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형종(35)이 타자 전향에 도전하고 있는 후배 장재영(22)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냈다.
이형종은 지난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5-3 역전승을 거두며 후반기 첫 경기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올 시즌 22경기 타율 2할5푼7리(74타수 19안타) 4홈런 17타점 19득점 1도루 OPS .855를 기록중인 이형종은 지난 4월 2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발등을 맞아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전반기 대부분을 재활로 보내야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후반기 첫 경기에 맞춰 돌아오는데 성공했다.
"아직 발에 핀이 있어서 비가 오면 쓰리다"라며 농담을 한 이형종은 "회복이 생각보다 빠르게 됐다. 사실 비가 오면 실제로 살짝 느낌이 있긴하다. 그렇지만 지금은 경기를 하러 왔으니까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 어떻게 보면 여기가 전쟁터니까 아픈건 아픈거고 내 실력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라고 1군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이형종은 아마추어 시절 '눈물의 에이스'로 유명세를 날렸다. 2008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지만 투수로는 2010년 2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이후 이후 임의탈퇴 되어 골프에 도전하는 등 방황을 하다가 다시 LG에 돌아와 타자에 도전했고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는데 성공했다.
키움에는 이형종처럼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특급 유망주가 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이 그 주인공이다. 시속 150km가 넘는 공을 손쉽게 던지는 재능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며 신인 계약금 KBO리그 역대 2위, 구단 역대 1위(9억원)를 기록한 장재영은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하지 못하고 지난 3년 동안 56경기(103⅓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팔꿈치 부상까지 당하면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결국 수술 대신 타자 전향을 결정했다.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타율 2할3푼2리(69타수 16안타) 5홈런 13타점 8득점 OPS .810을 기록하며 1군에 콜업된 장재영은 11경기 타율 1할8푼9리(37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4득점 OPS .642를 기록하며 다소 고전하고 있다. 타자 데뷔 첫 3경기 만에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이후 점차 페이스가 내려오는 모습이다.
2군에서 장재영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이형종은 "2군에 있을 때는 도와줄 수 있는 시간도 많고 여유도 있어서 언제든지 와서 물어보라고 했다. 이제는 어쨌든 1군에 와있으면 1군 선수인거니까 거기에 걸맞는 선수로 잘했으면 좋겠다. 여기서는 내가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코치님도 계시고 감독님도 계시다. 다만 야구에 임하는 자세 정도만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타자는 선발투수처럼 대우를 받지 못하는 직업이니까 건방 떨면 안되고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엄청 중요하다"라며 웃은 이형종은 "기술적인 부분도 물어보기는 한다. 아까도 다리를 들고 칠까 안들고 칠까 이야기를 하길래 그것 역시 많이 해보면서 네가 맞는 것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장재영에게 자신의 타격을 알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타격을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형종은 “나도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장타를 치고 싶기도 하고, 노브도 걸어잡아보고, 레그킥도 해보고, 토탭도 해봤다가, 다시 레그킥을 했다가 그랬다. 예전에 박용택 선배님도 얘기를 하셨지만 결국 타자는 나이, 상황, 컨디션이 늘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 해마다 나이가 들면서 몸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스윙 궤도가 잘 나오게 만든다던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배를 봤다"라며 타자는 끊임없이 변화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기본적인 것은 있다. 나는 기본적인 나의 타격을 정립하는데 3년 정도 걸린 것 같다"라고 밝힌 이형종은 "기본적인 것은 정립해도 계속 변화를 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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