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다가왔나…파월 “너무 늦으면 경제 활동 약화 우려”
구체적 인하 시점에 대해선 언급 안 해
시장 반응은 엇갈려…다우 0.13%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고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하면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해선 물가 하락세가 지속돼야 한다며 구체적 시점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에서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지만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완만한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면서 “긍정적인 지표가 더 나타나면 물가가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조건으로 물가가 2%대를 내세워왔다. 대표적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으로, 지난해(4%)보다 낮지만 여전히 2%를 웃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긴축 정책을 급작스럽게 완화할 경우 물가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연준은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마냥 늦춰질 수는 없다. 파월 의장도 이 지점을 의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연례 연설에서 “정책 억제력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적게 줄이면 경제 활동과 고용이 과도하게 약화할 수 있다”며 물가에 또 다른 압력을 가해온 고용시장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과열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일 발표된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수는 20만6000명으로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 폭(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선 4∼5월의 일자리 증가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6월 실업률도 5월(4.0%)보다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WSJ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락세에 들어서고 고용시장이 약화하는 징후를 보이면서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이날 의회에서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은 데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76.98(0.07% 상승), 나스닥지수는 18,429.29(0.14% 상승)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마감했지만, 다우지수는 39,291.97로 0.13% 하락했다.
달러의 가치는 상승했다. 유로화와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5.13로 0.15% 올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7월 30∼31일로 예정돼 있으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그 다음 회의가 있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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