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생지옥 된 공항대교‥185억 블록버스터 속 빛나는 故이선균[영화보고서:리뷰]

배효주 2024. 7. 1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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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가 올여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도파민의 향연 속으로 초대한다.

아내와 사별 후 홀로 딸을 키우는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정원'(이선균)은 유학길에 오르는 딸을 데려다주려고 향한 공항대교 위에서 초대형 재난 상황을 맞닥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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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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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가 올여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도파민의 향연 속으로 초대한다.

아내와 사별 후 홀로 딸을 키우는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정원'(이선균)은 유학길에 오르는 딸을 데려다주려고 향한 공항대교 위에서 초대형 재난 상황을 맞닥뜨린다. 짙게 깔린 안개로 인해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다리 위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 가운데에는 비밀리에 추진되던, 일명 '프로젝트 사일런스'를 위해 개발된 군사용 실험견들을 태운 차량도 있었고, 아비규환 속 풀려난 맹견들은 다리 위에 고립된 사람들을 무차별 공격하기 시작한다.

'탈출'은 96분의 러닝타임 내내 100중 연쇄 추돌부터 헬기 추락, 유독가스 유출, 다리 붕괴 위기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재난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친숙한 공간인 공항대교 위에서 벌어지는 상상 못 할 재난이 오히려 현실감을 더하는 동시에, 군사용으로 개조된 실험견들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설정은 그간의 재난물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이어서 호기심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비밀을 알고 있는 과학자 '양 박사' 역의 김희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달려드는 렉카 기사 '조박' 역의 주지훈 등 다채로운 캐릭터 플레이가 활력을 더한다. 사춘기 딸 '경민'으로 분해 이선균과 부녀로 호흡을 맞춘 ​김수안의 성장한 연기력 또한 돋보인다.

여름방학 시즌 유일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인 만큼, '탈출'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185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생지옥이 된 공항대교를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겼다. 세트장 규모만 1300평이 넘고, 100중 추돌 사고를 실감 나게 그리기 위해 300여 대의 실제 차량이 동원됐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실험견은 100% CG로 구현했는데, 한국영화의 기술력에 새삼 한 번 더 감탄하게 된다.

'탈출'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 같은 해 12월, 주연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면서 1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주지훈을 비롯한 '탈출' 출연 배우들은 여름 시즌 개봉하는 블록버스터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주기를 당부했지만, 이기적이었던 '정원'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류애를 드러내거나, 딸 '정원'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였음은 틀림없는 그의 마지막 재난 액션물이다. 7월 12일 개봉.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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