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뒤집은 홍명보… 감독 잃은 울산 팬심 ‘부글’

장한서 2024. 7. 10.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울산) 팬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성명서에서 "축구협회는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고 규탄했다.

홍 감독의 울산이 광주전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면 선두를 탈환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표팀 고사” 1주 만에 감독 수락
팀 서포터스, 축구협회·홍에 분노
10일 광주전… 홍 입장 표명 관심

“우리 (울산) 팬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2024 K리그1 포항과의 20라운드를 앞두고 한 말이다.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경질 이후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이 꾸준히 대표팀 사령탑 하마평에 오르자 홈팬들을 안심시키는 발언이었다. 시종일관 단호한 입장을 보인 홍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을 뽑는 과정과 그 후 문제점을 통해 얼마만큼 학습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대한축구협회를 꼬집기도 했다.
홍명보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아직 지휘봉을 잡고 있는 울산 HD를 이끌고 10일 광주FC와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달 16일 FC서울전을 지켜보는 모습.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말은 불과 일주일 만에 뒤집혔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 감독을 새로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감독 선임 작업에 앞장선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는 8일 브리핑을 열어 홍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 이사는 5일 울산으로 내려가 홍 감독을 만났고, 홍 감독은 6일 승낙 의사를 밝혔다. 울산 구단 역시 홍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며 작별하기로 결정했다.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홍 감독이 시즌 중 지휘봉을 내려놓자, 울산 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잠수’를 탄 홍 감독은 울산의 선두 등극을 정조준하며 유종의 미를 노린다. 울산은 10일 K리그1 광주FC와 22라운드 홈경기를 펼친다. 이어 13일엔 FC서울을 불러 홈 2연전을 치른다.

홍 감독은 당장 광주전은 이끌 전망이다. 홍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언제까지 잡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즌 중 감독을 잃는 울산은 9일 기준 승점 39(11승6무4패)를 쌓아 1위 김천(승점 40)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최근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리그 3연패를 넘보고 있다. 홍 감독은 8일 오전 훈련서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동요 없이 최선을 다하자”고 덤덤하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홍 감독은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돌연 감독을 빼앗긴 울산 팬들은 뿔이 났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성명서에서 “축구협회는 처용전사와 한국 축구팬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해결 방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결국 다시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축구협회의 결정은 처용전사와 축구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라며 “이런 비극적 선택의 결말은 실패임이 자명할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홍 감독을 향한 실망감도 크다. 김기원 처용전사 의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믿어주는 팬들이 있는데 그걸 다 등지고 이렇게 떠나버린다는 것은 너무 큰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감독님의 평소 언행에 너무 반하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울산과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천은 이날 수원FC에게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홍 감독의 울산이 광주전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면 선두를 탈환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