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도시와 자연의 어울림… 공원의 가치를 생각하다 [스페이스도슨트 방승환의 건축진담]
송도국제도시 중앙에 ㄱ자 형태 조성
설계 모티브는 한반도의 자연과 문화
공원 관통하는 인공수로 가장 돋보여
일부 주변시설, 공원과 어울리지 못해
최고급 한옥 호텔, 가격 높은 식당 등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 아냐
휴식공간 모두가 동등히 누려야 공원
개발사업을 할 때 지켜야 하는 ‘불문율’ 같은 게 있다. 바로 사업지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일이다. 대개 가장 좋은 자리는 그곳의 가운데다. 그래서 그 공원을 ‘중앙공원’, 영어로는 ‘센트럴파크(Central park)’라고 부른다. 위키피디아로 검색을 해보니 전 세계에 ‘Central Park’라는 이름의 장소는 45개, 경기장과 복합개발시설은 10개 정도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다. 19세기 말에 개장한 뉴욕 센트럴파크는 도시 한가운데에 공원을 둠으로써 시민의 위생을 개선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도시 공간이 공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선언의 증표가 됐다. 센트럴파크가 조성되기 전까지 뉴욕에서 도시 공간을 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부자들이 소유한 광장과 정원을 소유자가 허용했을 때 한시적으로 쓰는 것과 노동자들이 축제를 목적으로 빈터를 임시 사용하는 것밖에 없었다.

KPF가 찾은 설계 모티브는 ‘한반도의 자연과 문화’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는 인공수로다. 폭 12∼110m, 길이 1800m로 공원을 관통하는 인공수로에는 수상택시도 다니고 보트와 카누도 이용할 수 있다. 설계자는 인공수로를 한반도의 지형을 닮은 형태로 설계했다. 그리고 인공수로를 가로지르는 다리에 물이 갖는 순환과 상반되는 환생의 의미를 부여했다.
물의 영역이 우리나라 전통의 ‘순환’과 ‘환생’을 의미한다면 땅의 영역은 ‘산의 나라’를 상징한다. 설계자는 우리나라를 ‘산의 나라’로 정의하며, “매우 감동적인 문화의 상징과 의미를 갖는 소재”로 돌을 선택했다. 그 외 수로에 있는 섬을 통해 다도해의 풍경을, 지압로를 통해 사상의학과 대체의학을, 담장을 통해 한국 전통 조경의 꽃담을 언급했다(월간 플러스 2009년 11월).
사실 이러한 설명은 KPF가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다국적 건축설계사무소이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공감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그들과 우리가 이해하는 ‘조경’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조경’을 의미하는 ‘랜드스케이프(Landscape)’는 17세기 이후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당시 랜드스케이프는 ‘땅(Land)’의 ‘형상(Shape)’을 조화롭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반면, 우리에게 조경의 궁극은 실경(實景)을 풍경화(風景化)하여 그 모습을 담은 정원이다. 이제 질문이 바뀐다. 그럼 ‘풍경(風景)’은 무엇일까?
‘풍경에 다가서기’에서 강영조는 “풍경이라는 언어를 수입한 한자문화권의 사람들은 바람(風)과 태양광(日)에 따라 섬세하게 변하는 사물(京)의 아름다움을 함께 들여왔다”고 설명하며, “우리나라도 중국에서 풍경이라는 한자 말과 함께 ‘세계를 보는 방법’을 수입했다”고 썼다. 즉 우리에게 조경의 목적은 땅의 생김새를 만드는 것이 아닌 땅이 지닌 그 자체의 변화하는 아름다움에 있다.

두 번째는 공원 변에 들어서는 시설이 주변 지역에서 공원으로 접근하는 경로와 시선을 막는 상황이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도시공원의 효용을 다하기 위해 설치하는 ‘공원시설’의 종류 중 하나로 교양 시설을 식물원, 동물원, 수족관, 박물관, 야외음악당 등으로 정해 놨다(제2조 제4호 바목). 그런데 이러한 시설들은 대부분 큰 규모로 지어진다. 그러다 보니 공원이 교양 시설에 둘러싸이는 형국이 벌어진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몇몇 건축가들은 건물의 바닥 면적(건폐 면적)을 최소화하는 형태나 공원의 녹지와 보행 흐름이 건물을 올라타서 넘어가는 형태로 건축물을 설계한다. 송도센트럴파크에서는 트라이볼(유걸 설계)과 국립세계문자박물관(삼우건축 설계)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대개는 인접한 공원을 향해 건축물의 벽을 들이댄다.
중심이 되는 중요한 곳에 굳이 공원을 만드는 명분은 푸르름으로 가득 채운 휴식의 공간을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공원(公園)’은 누군가가 필요한 시설을 언제든 채워 넣는 ‘비어 있는 정원(空園)’이 아니라 공공을 위한 정원이다.
방승환 도시건축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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