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높은 물가만이 위험은 아냐"…금리인하 시점 저울질(종합)

김동현 2024. 7. 10.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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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통화정책 보고 "긍정 경제지표 더 나오면 물가 하락세 확신"
"고용시장 강하지만 과열 아냐"…"긴축 완화 너무 늦으면 경제 약화"
확실한 인하 시점 신호 없어 시장 반응 엇갈려…달러화는 강세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워싱턴 AF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하고 있다. 2024.7.9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최근 물가 하락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가 더 나와야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에서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지만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완만한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긍정적인 지표가 더 나타나면 물가가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낮추려면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만한 경제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5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는데 이는 1년 전의 4%보다 낮지만, 여전히 2%보다 높다.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완화할 경우 물가 하락세가 멈추거나 다시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지난 2년간 이뤄진 물가 하락과 고용시장 완화를 고려하면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높은 물가뿐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긴축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조금 완화할 경우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용시장 여건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하지만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우리는 노동시장이 아주 많은 면에서 매우 크게 냉각한 것을 목격했다"면서 "이제 노동시장은 경제에 광범위한 물가 (인상)압력을 가하는 원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증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랫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서 과열된 노동시장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다 지난 5일 발표된 6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가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 폭(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20만6천명에 그쳤고, 앞선 4∼5월의 일자리 증가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6월 실업률도 5월(4.0%)보다 상승한 4.1%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연준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지목해온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파월 의장은 "오랫동안 우리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험이 더 컸다"면서 물가를 잡지 못할 위험과 노동시장이 너무 둔화하도록 둘 위험이 갈수록 "훨씬 더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양면의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WSJ는 연준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물가를 잡는 데만 집중했고, 고용시장이 탄탄한 덕분에 고금리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지만 이제 양쪽을 다 신경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파월 의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락세에 들어서고 고용시장이 약화하는 징후를 보이면서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달리 파월 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고, 시장의 반응도 엇갈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76.98(0.07% 상승), 나스닥지수는 18,429.29(0.14% 상승)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마감했지만, 다우지수는 39,291.97로 0.13% 하락했다.

달러의 가치는 상승했다.

유로화와 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5.13로 0.15% 올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7월 30∼31일로 예정돼 있으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그다음 회의가 있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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