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달러' 오퍼까지 했는데 '빈손'이었던 NYY, 이번엔 다르다? 日 165km 괴물 주목 "스카우트 정예팀 만들어 관찰"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스카우트 정예팀을 만들어 사사키를 철저히 지켜보는 것 같다"
미국 '스포츠 키다'는 9일(이하 한국시각) "자유계약선수(FA) 선수들은 현재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지만,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며 떠오르고 있는 일본인 스타가 있다"며 뉴욕 양키스가 사사키 로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사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495억원)의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 최고 몸값을 경신하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좌완 에이스'로 불리던 이마나가 쇼타가 4년 5300만 달러(약 733억원)에 시카고 컵스와 손을 잡은 이후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내김했다. 최근 사사키의 행보로 인해 '유리몸'이라는 불명예 수식어가 생겨났지만, 실력적으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사사키는 오후나토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0km의 빠른 볼을 뿌리며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사사키는 일본 드래프트 참가를 희망했고,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치바롯데 마린스의 선택을 받았다. 워낙 특별한 재능을 갖춘 만큼 치바롯데는 '5년 육성계획'이라는 플랜을 짜고 사사키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리고 치바롯데는 1년차에 사사키를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오롯이 프로 선수에 맞는 몸을 만드는데만 집중했다.
사사키가 본격 등판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21년이었다. 사사키는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리고 제구가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한 사사키는 2022시즌 전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시즌 초반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무려 1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까닭. 게다가 직후 등판에서는 니혼햄 파이터스와 맞대결에서 8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면서, 전세계 최초 2경기 연속 퍼펙트게임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뻔하기도 했다.
사사키는 2022시즌 20경기에 나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바탕으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고, 다시 한번 전세계 야구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며 일본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지난해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15경기에 나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의 성적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뒤 사사키의 이미지에 큰 손상이 생기는 일이 발생했다. 사사키가 2024시즌 연봉 협상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놓고 구단과 마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최고 165km의 강속구를 바탕으로 일본 선수들을 구속과 구위로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만큼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사키의 욕심은 과했다.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던 2022년, WBC까지 출전했던 2023년 모두 손가락 물집과 체력 저하, 내복사근 파열 등으로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25세 미만의 선수는 일반적인 포스팅과 달리 '국제 아마추어 계약' 밖에 맺을 수 없기 때문에 금전적인 보상 또한 기대할 수 없는 치바롯데의 입장에서 이를 허락할 리가 없었다.
큰 마찰 속에서 사사키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극적으로 치바롯데와 연봉협상을 매듭지었고, 2024시즌에도 일본에 머무르게 됐다. 하지만 2025년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유독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사사키가 2025년 오프시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는 중이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5월 27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과 고위 관계자들은 사사키가 올 시즌이 끝난 뒤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국제 보너스풀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일본 '도쿄 스포츠'는 6월 13일 보도를 통해 "이번 오프시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이적이 거론되고 있는 사사키 로키의 거취가 큰 관심사다. 이러한 가운데 다저스의 '진심'이 엿보이는 중대한 정보를 포착했다"며 사사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컵스)의 에이전트인 '와써맨'의 조엘 울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풀타임' 시즌을 통해 2025년 겨울 미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와 달리 사사키의 올 시즌 행보는 순탄치 않다. 전반기에만 벌써 두 번이나 전열에서 이탈했는데, 지난 6월 8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전이 끝나고 1군에서 자취를 감춘 후 한 달이 넘도록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치바롯데의 허락 여부를 떠나 뉴욕 양키스가 사사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키스는 지난해에도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야마모토를 직접 보기 위해 일본을 찾았고, 당시 노히트노런의 투구를 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낸 바 있다.
'스포츠 키다'는 "다저스가 양키스의 3억 달러 제안을 거절한 야마모토를 영입한 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도장을 찍었다"며 '뉴스데이'의 에릭 볼랜드의 보도를 인용해 "양키스가 22살의 화염방사기를 영입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시즌 내내 일본에 있는 스카우트가 사사키를 지켜보게 했다. 사사키가 25세 미만이라는 사실로 인해 이번 겨울 포스팅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사키가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도쿄 스포츠' 또한 '스포츠 키다'의 보도에 힘을 실었다. 매체는 "사사키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비해 양키스는 이번 시즌에도 일본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특히 환태평양 지역 스카우트로 사사키가 오후나토 고교에 재학 중일 때부터 마크했던 알렉스 선덜랜드에게 사사키에 대한 평가를 의뢰했다. 시즌 후반에는 스카우팅 디렉터 맷 데일리도 사사키를 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며 "프로 스카우트 정예팀을 만들어 사사키를 철저하게 관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쿄 스포츠'는 "다저스는 양키스에 가장 큰 위협일 수 있다. 사사키, 오타니, 야마모토의 트리오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도 국제적인 재능에 목이 말라 있고, 야마모토를 쫓았던 메츠도 덤벼들 준비를 하고 있다"며 "사사키는 1군에서 두 번째 말소돼 등판 일정이 없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사사키의 쟁탈전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리몸이라도 사사키의 재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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