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지속' 갈림길 선 韓증시…"불안할 땐 '낮은 키' 골라라"
6월 CPI 앞두고 관망심리…키 맞추기 장세에 수급 분산
“증시 향방 키 쥔 외국인, 순매수 약화 가능성 염두해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질주하던 코스피 지수가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2900선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단기 고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증권가에서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커졌으나 외국인 수급을 중심으로 우상향 흐름이 비교적 또렷한 만큼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특히 랠리를 이어가기 위한 재료를 찾는 와중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코스닥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시장에서는 미국 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호재를 쌓았음에도 코스피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3거래일 연속 52주 고가를 경신했으나 파업 우려로 상승분을 반납한데다 미국판매법인(HMA)이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피소된 현대차(005380)가 3%대 하락하는 등 주요 종목들이 약세를 보인 것이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900선 앞두고 조정 전망도…“투자자 체감은 개선, 개별 종목 대응 필요”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대응 전략을 두고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2900선을 앞두고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초 2600선 중반에서 한 달여 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쌓아올린 만큼 조정 구간에 돌입했다는 의미다. 경계할만한 하방 압력은 없으나 6월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고개를 들었다는 의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상원 청문회와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증시가 방향성을 탐색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기대하고 있으나 최근 지수 상승에 따른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재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테마가 증시를 끌어가는 양상에서 수급이 분산되고 있다는 신호도 있다. 지난주까지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많은 경우가 많았으나 이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수 상승 탄력은 떨어졌으나 투자자의 평균적인 체감은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 앞둔 부담과 코스피 연고점 안착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별 종목 장세가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급분산 위한 코스닥 주목…“외국인 자금 흐름 봐야”
이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지수가 올 상반기에만 5.37% 오르는 사이 3.02% 하락했는데 하반기 들어 반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닥 지수는 약세를 보이던 2차전지 종목의 반등을 바탕으로 2%대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수급 분산에 따른 ‘키 맞추기’ 장세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증시 랠리의 주포 역할을 해온 외국인 수급 흐름이 향후 시장의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올 상반기에만 한국 증권시장에서 총 22조 9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으나 강도는 약화하고 있다. 한국 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비율이 이날 기준 32%를 넘어선 만큼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1년 전 외국인의 시총 비율은 27.90%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의 방향성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며 이익 및 수출 모멘텀 개선 기대, 밸류업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 증시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해왔다”며 “바이코리아(Buy Korea)가 현재 진행형이긴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약화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에 따른 지수 등락이 지속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외국인 관심을 이끌 만한 호실적이 예고되거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밸류업 종목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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