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가루쌀 지금도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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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공산업에 관심 있다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가루쌀(분질미) '바로미2'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가루쌀은 일반 멥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아도 밀가루처럼 바로 빻을 수 있어 제분 비용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다.
농진청 연구진은 2000년대 초반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하고자 기존 쌀가루용 품종들과는 달리 쌀도 밀처럼 쉽게 빻을 수 있는 특성을 가진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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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공산업에 관심 있다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가루쌀(분질미) ‘바로미2’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가루쌀은 일반 멥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아도 밀가루처럼 바로 빻을 수 있어 제분 비용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다. 전분 손상이 적고, 대규모 밀 제분 설비를 이용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정부의 쌀 수급 조절 정책의 주된 전략으로 활용된다.
가루쌀 품종의 탄생은 발상의 전환으로 시작된 육종 성과다. 농진청 연구진은 2000년대 초반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하고자 기존 쌀가루용 품종들과는 달리 쌀도 밀처럼 쉽게 빻을 수 있는 특성을 가진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가루 특성을 일반 쌀에서는 찾을 수가 없어, 돌연변이 육종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2006년 일반 멥쌀인 ‘남일벼’에 화학적 처리를 해 7000여개의 다양한 돌연변이 계통을 육성했다. 가루 성질 유전자(분질배유 유전자)를 탐색한 끝에 가루쌀 원천소재를 찾아 ‘수원542호’로 이름 붙였다.
이를 실용 품종으로 개발하고자 2011년 일반 농가에서 많이 심는 ‘조평’이라는 품종과 인공 교배해 분자 마커를 활용한 선발을 통해 2022년 ‘바로미2’라는 가루쌀 신품종을 최초로 개발했다. ‘바로미2’는 생육기간이 짧아 밀이나 다른 작물을 재배한 후에 늦게 심는 이모작에 특화된 품종이다.
가루쌀은 전분 구조가 성글게 배열돼 있어 수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수발아가 쉽게 되고, 쌀알 무게가 일반 쌀보다 가벼워 수량이 적게 나오는 구조적인 특성이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농진청은 수발아율이 20% 미만인 우량계통을 육성했고, 2025년에는 수발아에 강한 가루쌀 품종으로 출원할 예정이다.
또한 가공용 쌀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쌀알 크기와 이삭수 등을 개선해 수량을 늘리고, 제빵뿐만 아니라 면류에 적합한 고아밀로스 품종, 떡류에 적합한 찰 가루쌀 품종 등을 개발해 가공제품 다양화를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향을 더하거나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유색 현미 가루쌀 품종도 개발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에는 상당한 노력과 기간이 소요된다. 농진청 연구진은 과거 우리나라가 ‘통일벼’ 개발로 쌀 자급자족의 기적을 달성했던 것처럼 수요자가 요구하는 가루쌀 품종 개발로 쌀 가공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정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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