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안다박수와 눈치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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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강연이 끝난 뒤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그래서 보통 공연장엔 2가지 박수 스타일이 존재한다.
그리고 눈치박수는 누군가 먼저 박수를 시작하니 따라 치는 스타일이다.
사실 공연장에서의 박수는 연주자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 때문에 박수 스타일에 상관없이 그 자체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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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강연이 끝난 뒤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그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공연장 예절에 관한 질문이다. 특히 박수 타이밍에 대한 질문이 대다수다.
“공연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 악장 간의 박수는 삼가시고 음악이 모두 끝난 뒤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보통 클래식 공연장에선 공연 시작 전 위와 같은 안내방송이 나온다. 보통 오케스트라 음악은 여러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짧게는 3개의 악장, 많게는 10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의 큰 흐름을 가지고 연주가 되니 이 이야기가 모두 끝난 뒤 박수를 전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처음 듣는 음악을 만날 땐 어디가 악장의 끝이고 어디가 음악의 끝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통 공연장엔 2가지 박수 스타일이 존재한다. 일명 안다박수와 눈치박수.
안다박수는 그 음악을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 음악이 끝나자마자 마치 ‘저 음악은 내가 잘 알아. 지금이 박수 칠 타이밍이야!’라고 박수를 선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눈치박수는 누군가 먼저 박수를 시작하니 따라 치는 스타일이다. 사실 공연장에서의 박수는 연주자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 때문에 박수 스타일에 상관없이 그 자체가 소중하다. 하지만 공연 시작 전에 안내방송을 들은 이상 박수 타이밍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오케스트라 음악은 대부분 여러 악장으로 구분돼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청중들을 위한 배려다.
음식을 질리지 않고 오래 먹는 방법이 있다. 바로 맛을 교차하며 먹는 것이다. 달게 먹고 짜게 먹고. 일명 ‘단짠단짠’이다. 이런 방식은 클래식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단짠단짠’을 음악으로 옮겨보면 ‘빠르게-느리게-빠르게-느리게’이다. 예를 들어 10분짜리 음악을 하나의 빠르기로 연주한다면 청중은 지루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음악을 삼등분해서 맨 처음 3분은 빠르게 그리고 중간 4분은 느리게, 마지막 3분은 아주 빠르게 연주한다면 청중은 10분 동안 흥미를 잃지 않고 그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들을 따로 독립시키면 그것이 바로 여러 악장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편히 공연을 즐기며 박수 칠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타이밍은 언제일까? 그 타이밍은 너무 쉽고 명확하다. 바로 지휘자나 연주자들이 관객을 향해 인사할 때만 박수를 치면 된다. 실제 공연장에서 해설할 때 이 타이밍을 관객들에게 설명하면 객석에선 허무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이보다 더 명쾌한 타이밍은 없다. 실제로 지휘자나 협연자가 악장과 악장 사이엔 음악을 멈추고 긴장을 풀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지만 객석을 향해 절대 인사하지 않는다. 따라서 관객을 향해 인사할 때만 박수를 치고 나머지 시간엔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하면 된다.
무더운 여름, 가끔은 시원하고 쾌적한 공연장에서 박수 치며 클래식을 즐겨보는건 어떨까?
나웅준 콘서트가이드, 뮤직테라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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