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봄날' 온다"…수혜 종목 뭐 있나

배요한 기자 2024. 7.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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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자' 발표 임박
체코·폴란드 원전 수주 가능성…원전株 '들썩'
[세종=뉴시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최대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체코 신규원전 수주 기대감에 국내 원전 관련주들이 불기둥을 세우며 모처럼 웃었다.

과거 원전주들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정책으로 암흑기를 보냈지만, 러-우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중요성과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수급, 탄소중립 달성 등의 대안으로 원전이 떠오르면서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전 관련주로 알려진 한전산업과 서전기전의 주가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한전산업은 원자력 수처리설비 운전 및 정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서전기전은 고·저압 수배전반 및 자동제어반 제조 기업이다. 서전기전은 원자력 전기부문(KEPIC-EN)에서 최고 등급인 'Q-class' 인증을 취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우리기술(20.73%), 우진(8.65%), 보성파워텍(7.82%), 비에이치아이(7.73%), 두산에너빌리티(5.95%) 등 다른 원전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원전주의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체코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원전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각) 두코바니 및 터뮐린 신규 원전 4기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14일 체코전력공사(CEZ)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최종 입찰서를 체코 정부에 제출했다.

체코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은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 떨어진 테믈린에 각각 2기씩 총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규모는 총 30조원에 육박한다. 당초 체코는 두코바니 원전 5호기 하나만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3기를 추가 건설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미국 웨스팅하우스, 한국수력원자력, EDF가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한국수력원자력과 EDF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EDF는 러시아와 협력 관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수주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한국 원전의 수주 계약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 수주 계약(2025년) 뿐만 아니라 폴란드 퐁트누프 프로젝트 2기 수의계약(2026년) 모두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체코 정부는 원자력 기술 이전 및 산업화 협력(현지화 40% 이상), 지분 투자(30~40%)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가장 부합하는 수출국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는 민간 발전사업자 ZEPAK(지분 50%)가 참여한 사업으로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이미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 중인 만큼, 수주 금액과 금융 조달 구축 등 세부사항의 협의가 잘 이루어질 경우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원전주에는 두산에너빌리티(원전 주기기 제작), 한절기술(원전 계통 설계), 한전KPS(원전 정비), 비에이치아이(원전 및 가스발전 HRSG 제조), 우진(원자력 계측기) 등이 꼽힌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 가장 큰 수혜주는 한전기술과 한전KPS"라며 "과거 UAE 바라카 원전 4기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할 당시 한전기술은 원전 및 원자로 설계 부문에서 1조10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고, 한전KPS는 원전 완공 후 정비를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박장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전과 미국 SMR(소형모듈원자로) 업체에 주기기 기자재를 공급하고 있어 글로벌 원전 공략의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진은 자회사 우진엔텍을 통해 원전에서 사용되는 계측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원자력 보조기기 사업을 하는 비에이치아이는 원자력 사업자 선정에 따른 주기기 수주 이후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목표를 핵심 국정과제에 포함하는 등 원전 수출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K-파이낸싱 패키지(K-Finance Package)를 출범하고 향후 5년간 전략자산의 해외 수출을 위한 공적금융 85조원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을 수주할 경우 그 자체로도 한국형 원전 수출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수출 이력이 추가되면 슬로바키아, 폴란드, 스웨덴, 튀르키예 등 유럽 내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고려 중인 국가들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y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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