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높은 물가만 위험 아냐..경제·고용 과도 약화 우려”(종합)

김상윤 2024. 7. 10. 02: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준 정책 초점 물가→고용위험으로 이동 시사
“인플레, 진전이 더 이뤄졌다..데이터 더 필요”
금리인하 시점 언급없었지만, 시장은 9월 베팅
S&P500 상승세 유지…장기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9일(현지시간) 금리를 너무 적게 또는 너무 늦게 인하하면 경제와 고용 시장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점차 연준의 정책 초점을 물가 둔화에서 고용시장 리스크 대처로 옮기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근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
파월 “고용 강하지만 과열되지 않아..완전히 균형 되찾아”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 서면 보고에서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고용시장을 냉각시키는 데 있어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상승만이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위험은 아니다”면서 “금리를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적게 낮추면 경제활동과 고용이 과도하게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은 우선 현 고용시장 여건이 “완전히 균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시장이 상당히 냉각됐다는 매우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강하지만 과열되지 않았다”며 연준의 제약적인 금리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고용이 침체했다고 볼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실업률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파월은 적정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파월은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다소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2.6%를 기록했다. 2022년 6월 7% 이상 정점을 찍은 이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초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화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긴 했지만, 6월 다시 둔화세가 나타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초반에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부진했지만 가장 최근의 월간 지표는 일반적인 수준의 진전이 더(modest further progress)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 좋은 데이터가 나오면 물가가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인하 일정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파월 의장은 “향후 조치 시점에 대해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 별로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9월 인하 베팅…“파월, 전반적으로 비둘기”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달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려면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둔화하거나 고용시장이 침체 시그널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이같은 징후는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두서너달 인플레이션과 고용 둔화 데이터가 축적된 9월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장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은 71.4% 정도 가리키고 있다. 12월 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이상 내려갈 확률은 71.7% 정도다. 올해 두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BMO의 미국 금리 책임자인 이안 린겐은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하지는 않지만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확실하다”면서 “파월 발언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비둘기(통화 완화)였지만 국채 시장에서 지속적인 가격 움직임을 촉발할 만큼 메시지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제이 우즈는 “파월 의장은 데이터 의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여전히 더 많은 것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9월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확고히 하진 못했다”고 진단했다.

나틱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임무가 리스크의 균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약간 바뀌었다”면서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지만, 9월에 금리 인하를 위한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의회 청문회, 7월 FOMC, 8월 잭슨홀 미팅을 통해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근거를 완전히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P500 상승세 유지…장기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오후 1시기준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7bp 오른 4.305%를, 30년물 국채금리도 4.3bp 상승한 4.501%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bp 오른 4.626%를 기록 중이다. 일부 트레이더가 파월 의장이 더 강력한 금리 인하 시그널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는 평가가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상윤 (yoo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