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2.2배 수익 안기던 공모주, 요즘 왜 이러나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새로 상장한 이노스페이스·하스 등의 주가가 IPO(기업공개) 첫날 공모가에 못 미치거나 한 자릿수 상승세에 그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에 여의도 증권가에서 ‘공모주는 곧 고수익’이라는 신화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공모가가 기업 가치보다 높게 산정되는 등의 이유로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두 배된 뒤 상한가)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IPO 열풍’이 사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 시프트업·케이뱅크 등 IPO 대어들의 신규 상장이 예고돼 있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 새내기주(株) 성적 부진
지난 2일 코스닥에 입성한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4만3300원)보다 20.4% 하락한 3만4450원에 마감했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한 일반 기업의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에 못 미친 것은 지난해 11월 상장한 동인기연 이후 8개월 만이다. 이후에도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하락 추세를 보였다.
3일 코스닥에 상장한 치아 보철 소재 기업인 하스도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하스는 공모가인 1만6000원보다 7.2%가량 오른 1만7150원으로 마감했다. 개장 초반 공모가 대비 70% 넘게 오르고 시초가가 2만8150원을 기록하며 ‘따상’ 기대감이 컸지만, 종가는 2만원에도 못 미쳤다.
두 기업은 모두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지만 ‘기업 가치 대비 공모가가 높다’는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장 첫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 이들과 유사한 규모의 기업 IPO 공모가 설정 시 과거보다 조금 더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 하락
올해 상반기(1~6월) 전체만 놓고 보면 IPO 상장 기업들(코스피 2곳, 코스닥 27곳)의 성적은 나쁘지 않다. 이들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24%였다. 지난해 평균 상승률이 67.8%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높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장일 수익률은 둔화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IPO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68.0%였지만, 2분기 IPO 기업의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83.1%로 크게 감소했다. 청약으로 IPO 기업 주식을 받은 경우 상장 첫날 시초가에 파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상장 첫날 ‘따따블’(상장일 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을 기록한 기업은 1분기에 우진엔텍과 현대힘스가 있었지만, 2분기엔 한 곳도 없었다.
IPO 기업의 현재 주가도 힘을 잃고 있다. 9일 금융 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따르면, 올 상반기 신규 상장한 28개 종목(이전 상장, 스팩과 지난달 28일 상장한 HVM 제외) 중 18개 종목(64.29%)이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공모가에 못 미쳤다.
◇ 하반기 시프트업·케이뱅크 등 대어 줄줄이 예정
그러나 하반기에는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과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 등 IPO 대어(大魚)들의 상장이 예정되어 있어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11일 상장 예정인 시프트업은 지난달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 18조5500억원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시 3조5000억원의 기업 가치가 예상된다. 시프트업도 기업 가치에 비해 실적 규모가 작아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공모가 자체가 높지 않은 편이라 흥행이 무난하다는 평이 나온다. 전력용 변압기 생산업체인 산일전기는 이달 말 상장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4000~3만원으로 오는 18~19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받는다.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 외식 경영 전문가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10개 정도 상장이 예상되는 하반기엔 중소형 종목 위주로 높은 시초가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케이뱅크, LS이링크 등 대어급 종목 등을 중심으로 IPO 시장에 다시 활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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