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유도 없는 ‘대통령 탄핵’ 청문회, 탄핵을 정치 장난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국회 법사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19일과 26일 두 차례 열기로 했다. 증인으로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 이종섭 전 국방장관,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등 39명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30만명을 돌파한 것을 명분으로 청문회를 밀어붙였다. 국민동의청원을 근거로 탄핵 청문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 때도 146만명이 탄핵 청원을 했지만 탄핵 청문회는 열리지 않았다. 상식 밖이기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이런 상식 밖 일을 예사로 하고 있다.
탄핵은 공직자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정도가 심해 공직 수행이 불가할 때 내리는 극단적 조처다.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면 더욱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든 사유는 청원 처리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수사·재판 중인 사안이거나 일방적 의혹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전쟁 위기 조장’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방조’ 등도 탄핵 사유라고 했다. 이런 저급한 선동이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민주당이 잘 알 것이다.
한국은 정치 양극화와 국민 분열이 매우 심한 나라다. 어느 대통령이 집권하든 탄핵 청원이 올라오면 어렵지 않게 100만명 이상의 동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때마다 탄핵을 한다고 나서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어제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사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당시 146만명의 탄핵 청원이 있었는데 그때는 청문회를 왜 안 했느냐”고 묻자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당시 국회 법사위가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탄핵이란 엄중한 문제를 놓고 법사위원장이 무책임한 말장난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얼마 전 이재명 전 대표 수사 검사 3명 등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것을 비롯해 민주당이 현 정부 출범 후 발의한 탄핵안만 11건에 달한다. 탄핵 소추 전 사퇴한 방통위원장 2명까지 합치면 13건이다. 취임도 하지 않은 방통위원장 지명자에 대한 탄핵도 예고했다. 언젠가 탄핵을 장난감처럼 휘두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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