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의 날들] 홍명보, 논란·부진 끝 '자진 사퇴'…기자회견서는 망언·거짓말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정확히 10년 전인 2014년 7월 10일.
당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홍명보가 자진해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의 유임 결정을 밝힌 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홍명보 감독은 끝내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24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제70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선수로서는 '2002 전설 세대'를 이끌었고 지도자로서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랬던 그였기에 대한축구협회는 2014브라질월드컵과 2015 아시안컵을 그와 함께하기로 했다.
그러나 홍명보호 '1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증명의 무대였던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 예선 1무 2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탈락했다. 382일의 기간 동안 거둔 A매치 성적 역시 5승 4무 10패로 초라했다.
경기 성적 이외에도 홍 감독은 논란에 휘말렸다. 대한축구협회가 그의 유임을 알린 뒤인 2014년 7월 7일. 홍 감독이 월드컵 이전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의 78평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토지 매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나 월드컵을 앞둔 4월부터 땅을 보러 다녔고 최종 계약일 역시 5월이었다. 대표팀 문제 이외에, 그것도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한 행동이기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자연스레 '땅명보'라는 멸칭도 생겼다.
또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 이후 선수단이 현지에서 즐거운 분위기로 회식하는 영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개된 영상의 선수들은 지나치게 흥겨웠고 여성들과 어울려 노는 선수들도 포착됐다. 홍 감독은 선수들 격려 차원의 회식이라고 해명했으나 국민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아울러 홍 감독은 '소속팀 활약 여부'를 국가대표팀 선발의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클럽팀에서 벤치만 달구던 박주영, 윤석영 등을 차출하는 등 브라질 월드컵 23인 명단 중 15명 가까이 런던 올림픽 출전 선수들로 구성하며 '의리 축구'라는 조롱도 피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유임 발표 이후 이 같은 논란이 거세지자 홍 감독은 결국 감독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나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논란의 불씨를 붙였다.
그는 사퇴를 발표한 자리에서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다.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라는 발언을 했다. 이에 축구 팬들은 "유럽파는 B급 선수고 K리거들은 C급 이하 선수란 것이냐" 등 반응을 보이며 홍 감독을 강하게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탈락 이후 회식 논란에 대해 해명하던 도중 "벨기에전 끝나고 선수들에게 '이과수 폭포를 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선수들이 '더는 감독님에게 짐을 지워주기 싫다고'해서 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내 브라질 현지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이과수 폭포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은 사진이 공개돼 거짓말 파문까지 일었다.
이렇듯 홍 감독은 각종 논란과 부진한 성적 등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그리고 떠나는 자리에서도 논란을 만들었다.
이후 시간이 흘렀고 홍 감독은 항저우 뤼청, 울산 현대 등에서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울산에서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며 순항했다. 그렇게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 홍명보'는 팬들 기억에서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다시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왔다.
논란의 사퇴 기자회견을 연 지 딱 10년이 되기 이틀 전인 2024년 7월 8일. 대한축구협회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제 75대 감독으로 홍명보를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축구 팬들이 꾸준히 품어왔던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투명성 의혹이 다시 불타올랐다. 전력 강화위원회의 일원이었던 박주호 역시 직접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과정을 폭로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0년 전 불명예스럽게 대표팀을 떠났던 홍명보 감독. 그랬던 그가 10년이 지난 지금. 과거와 달리 시작부터 각종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에서. 그렇게 홍명보호 '2기' 출항을 외치고 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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