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영의 저랑 같이 신문 읽으실래요] [12] 종이 신문 읽는 온라인 모임 만들었더니

김필영 작가·글로성장연구소 부대표 2024. 7. 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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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본 ‘조선일보 90년, 그때 그 1면’. /이덕훈 기자

어느 날부터 신문 1면에 나오는 사진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슬픔이 올라오는 사진도 있었고 소설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사진도 있었다. 다양한 인물과 사건들. 예전에는 감당할 수 없어서 외면하기 바빴는데, 최근에는 그런 사진을 오래 바라보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마음이 평온해졌다. 마치 학교 다닐 때 피구 시간에 피구 공을 피하기만 하다가 어느 날 공을 끝까지 보았다가 결국 잡게 된 그런 식의 평온함이었다.

세상에 벌어지는 사건을 똑바로 보게 되자 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를 잘 바라보고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근 한 가지 피하고 있는 게 있었다. 바로 신문 모임을 만드는 것.

미루고 있던 신문 모임을 만들 결심을 했다. 사실 너무 만들고 싶었지만, 운영을 잘할지 자신이 없었다. 또 경제와 정치에 대한 얕은 지식도 걱정되어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시간만 흘러갔던 것이다. 우선 홍보용 카드 뉴스에 들어갈 내용을 정하면서 대략 모임 구성을 짜보았다. 기사 3개를 요약해서 발표하고 그 기사 중에서 업에 접목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나눠보기로 했다.

인원 모집이 다 되고 드디어 밤 10시. 온라인으로 모임이 시작되었다. 평소 다른 강의를 시작할 때처럼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면서 깨달았다. 내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모임 신청자 중에는 신문을 30년 동안 읽은 이도 있었고, 미국 신문을 10년이 넘게 읽은 이도 있었다. 내가 뭔가를 알려주려고 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것들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이들이었다.

그중 이제 막 나처럼 신문 읽기를 시작한 이도 있었지만, 그녀는 스포츠 기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한참을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야구에 대해 말로 풀어주었다. 킬러 문항에 대해, 태양광 전기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이도 있었다. 나는 정말 진행만 하면 됐다. 그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좀 더 개선된 방식으로 2회 차 모임을 열기로 했다. 모임을 예정보다 늦게 끝마치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자정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무언가가 걱정될 때일수록 신문을 펼친다. 신문 속 큰 사진부터 쳐다본다. 보다 보면 어깨가 내려간다. 세상에는 정말 큰일이 벌어지고 있네. 내가 어떤 일을 벌이든 세계 경제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런 감각은 힘이 되어준다.

당신은 모든 일을 담대하게 하는가. 아니면 작은 일도 한참을 고민과 걱정하면서 실행하지 못하는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나라와 기업은 없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흔들리는 걸 일단 알아차려야 한다. 알아차리면 행동할 수 있고 행동하게 되면 걱정과 염려가 줄어들게 된다. 나를 둘러싼 내부, 외부의 사건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 그 시작점을 신문이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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