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거르고 최형우와 승부···6회초 LG의 선택, 결말은 만루홈런 ‘이제 4.5G차’[스경x승부처]

KIA 최형우(가운데)가 9일 잠실 LG전에서 6회초 만루홈런을 친 뒤 먼저 득점하고 기다리던 김도영, 박찬호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LG가 득점 1위 김도영 대신 타점 1위 최형우와 승부를 택했다. 최형우는 만루홈런으로 응수했다.

최형우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6회초 쐐기 만루홈런을 치면서 KIA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5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 활약을 펼쳤다.

1회초 1사 1루에서 3번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리자 4번 최형우는 중전 적시타로 2루주자 김도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3번 김도영부터 6번 김선빈까지 네 타자가 연속 안타로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두들겨 1회초 3점을 뽑았다.

3회초에는 김도영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최형우가 좌전안타로 김도영을 3루까지 보냈고 나성범이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려 4-0을 만들었다. 5회초에는 1사후 나성범이 2루타로 출루하자 김선빈이 적시타를 쳐 5-0으로 달아났다.

KIA 최형우가 9일 잠실 LG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뒤 홈으로 달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이 4회까지 1안타도 맞지 않다가 5회말 3안타로 2점을 내줘 5-2로 쫓기기 시작했다. 최대한 달아나야 하는 KIA 타선은 6회초 LG 불펜을 몰아붙였다.

켈리가 5이닝 만에 9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물러나고 우완 김영준이 등판하면서 LG는 불펜을 가동했다. KIA 타자들은 연속 출루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9번 박찬호가 우전안타로 나간 뒤 1번 소크라테스가 중전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최원준이 1루 땅볼로 물러날 때 소크라테스가 2루를 밟자 LG는 3번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출루시켜 만루를 채웠다.

현재 리그에서 득점 1위인 김도영은 앞서 첫 타석에서 펜스를 직격한 대형 2루타를 때리는 등 이날도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다. 김영준이 이닝을 정리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자 LG는 우타자인 3번 김도영을 1루에 보내고 좌타자인 4번 최형우와 승부를 택했다. 좌완 이상영이 등판했다.

KIA 제임스 네일이 9일 잠실 LG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는 현재 리그의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주자 있을 때 해결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살짝 떨어지자 그대로 걷어올려 우측 펜스 뒤로 넘겼다. 최형우의 데뷔후 9번째 만루홈런 한 방에 KIA는 9-2로 달아났다.

KIA는 바로 6회말에 2점을 내줬다. 선발 네일이 무사 1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좌월 2점홈런을 내주면서 9-4 추격을 허용했다. 최형우의 만루홈런은 결정적인 힘이 됐다.

KIA는 1사 2루에서 네일을 강판, 좌완 김대유로 투수를 교체해 더 실점하지 않았다. 최형우의 만루홈런에 5점 차에서 등판한 김대유-곽도규-임기영-김사윤의 무실점 투구로 완승을 거뒀다.

KIA 최형우가 9일 잠실 LG전에서 6회초 만루홈런을 친 뒤 같이 득점한 소크라테스, 김도영, 박찬호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후반기 첫 3연전부터 2위 LG와 격돌한 KIA는 첫날 승리하면서 승차를 4.5경기 차로 벌렸다. 올시즌 KIA가 1위에 오른 이후 2위와 최다 승차다.

이범호 KIA 감독은 “닷새 만의 경기라 타자들 타격감을 조금 우려하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준 거 같아 만족스럽다. 2위팀과 승부였기 때문에 첫 경기가 중요하다고 봤다. 투타 모든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기분좋게 승리할 수 있었다”며 “1회초 김도영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3득점에 성공하면서 기선제압 하고 6회초 최형우의 결정적인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중심 타선을 비롯해 모든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해줬다. 후반기 시작을 잘 한 만큼 앞으로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