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쓰고 한강 가기도” 신화 이민우, ‘26억 사기 사건’ 재조명
그룹 ‘신화’ 멤버 겸 솔로 가수 이민우에게 26억여 원을 뜯어낸 방송작가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민우의 사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창형)는 9일 사기,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방송작가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A씨가 편취한 26억여 원을 이민우에게 전부 돌려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민우는 지난달 1일 한 방송에 출연해 20년간 알고 지낸 지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26억여 원을 갈취당했다고 밝혔다.
이민우는 “금전적인 걸 떠나 정신적인 지배를 제가 당할 줄은 몰랐다”며 “죽으라면 죽어야 하고, 기라고 하면 기어야 되고, 뛰라면 뛰어야 하고, 울라고 울어야 됐다”고 했다.
방송작가 A씨는 이민우 누나의 친구였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이민우의 누나는 “돈이 없다고 하면 사채를 쓰라고 했다. 민우의 공인인증서와 인감까지 가져갔다고 하더라. 정말 괴물 같았다”며 “(이민우가) 죽으려고 했다고 하더라. 유서까지 쓰고. 실제로 (이민우가) 죽으려고 한강에 찾아갔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이씨는 평생 모아온 재산을 잃고 경제적·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재판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정황이 좋지 않고,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2019년 6월 이민우가 성추행 혐의로 입건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검찰 내부에 인맥이 있으니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며 이민우에게 16억원을 편취했다. 그러나 A씨는 검사들과 친분이 없었고 돈을 검사들에게 전하지도 않았다.
그해 12월 이민우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A씨는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면서 돈을 더 요구했다. 이민우는 총 26억여 원을 뜯긴 뒤에야 A씨를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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