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는 한화 '황준서·이재원 투입-노시환 부상', 모두 치명타로 돌아왔다 [고척 현장]

고척=안호근 기자 2024. 7. 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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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척=안호근 기자]
한화가 9일 키움전에서 한승혁(왼쪽)의 투구를 이재원(가운데)이 놓치며 동점을 허용하고 있다.
라이언 와이스(28·한화 이글스)의 투구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아웃카운트 6개만 막아내면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으나 우려가 모두 현실이 됐다.

한화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3-5 역전패를 당했다.

2연승으로 기분 좋게 후반기를 시작할 계획이었던 한화는 최하위 키움에게 승리를 헌납하며 어느덧 0.5경기 차까지 쫓기게 됐다.

불안 요소는 있었다. 한화의 거포 노시환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열린 홈런 더비를 치른 뒤 갑작스레 어깨 부상을 입었다. 왼쪽 어깨 부위 후하방 관절와순 부분 손상에 따른 통증 소견을 받았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3~4주 정도 쉬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는 하주석이 메울 것이라고 했다. 하주석은 이날 한화의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8회말 1사까지 승리의 여신은 한화를 향해 웃는 것 같았다. 1회초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로 2루타를 기록한 요나단 페라자가 안치홍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이후 3회 페라자와 안치홍의 백투백 홈런까지 나오며 3-0으로 앞서갔다.

와이스가 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내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와이스의 투구는 완벽했다. 7이닝 동안 97구를 던져 5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KBO리그 입성 후 3경기 만에 7이닝 투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3㎞, 평균 150㎞의 포심 패스트볼을 33구 뿌렸고 스위퍼(평균 136㎞)를 23구, 커브(평균 126㎞) 28구, 체인지업(평균 141㎞) 13구를 뿌리며 키움 타자들을 제압했다.

6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첫 타자 이주형에게 3루타를 맞은 뒤 볼넷을 허용했고 2루수 실책으로 1점을 내줬다. 이어 송성문에게 2루타까지 맞고 3-2로 쫓겼으나 이후 압도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무사 주자 2,3루에서 최주환에게 높은 커브로 좌익수 뜬공을, 이형종과 김재현에겐 슬라이더를 뿌려 내야 플라이로 불을 껐다.

그렇게 한화에 승리의 기운이 몰려오는 것처럼 보였던 8회말 한화는 1점 차에서 황준서를 등판시켰다. 올 시즌 전체 1순위 신인으로 큰 잠재력을 갖춘 투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17경기에서 2승 7패 평균자책점(ERA) 4.77로 불안했고 구원으로는 경험이 일천한 선수였다. 더구나 볼넷 허용이 많아 살얼음판 리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뒤따랐다.

첫 타자 김혜성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울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으나 이후 송성문에게 쉽사리 과감한 승부를 펼치지 못하고 볼넷을 허용했다. 전반기 종료 후 한화 유니폼을 입은 양상문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황준서를 진정시켰음에도 최주환에게도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양상문 투수 코치(왼쪽)가 황준서가 흔들리자 한승혁(가운데)을 마운드에 불러 올리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결국 양 코치는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공을 한승혁에게 맡겼다. 1점의 리드 속 1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한 한승혁도 이 상황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였을까. 이형종에게 스트레이크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만루.

설상가상으로 황준서와 짝을 이뤄 8회말 시작과 함께 포수 마스크를 쓴 이재원이 공을 빠뜨렸고 그 사이 3루 주자 송성문이 홈을 파고 들었다. 허망하게 내준 3-3 동점.

그럼에도 김건희를 3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끄는 것처럼 보였으나 고영우의 3루수 방면 타구를 잡은 하주석의 강한 송구가 1루수 채은성의 미트를 크게 벗어났고 그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파고 들었다. 이후 장재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9회초 클로저 조상우에게 막혀 결국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이날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보인 하주석이지만 결과적으로 자리를 비운 노시환의 얼굴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주축 타자인 노시환이 빠져 있고 와이스가 더할 나위 없는 투구를 펼쳤다. 그렇기에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1패다. 8회말 한 장면 한 장면이 두고두고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8회말 송구 실책을 저지르고 땀을 닦아내고 있는 하주석.
하주석의 송구를 잡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채은성(오른쪽).

고척=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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