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볼넷·볼넷·포일·실책…‘악몽의 8회’, 한화 키움에 3-5 역전패[스경x승부처]

황준서. 한화 제공

악몽의 8회였다.

한화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3-5로 역전패당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7이닝 2실점(1자책) 호투와 요나단 페라자, 안치홍의 연속 타자 홈런에 힘입어 7회까지 3-2로 앞섰다. 후반기 첫 승리까지 2이닝 남겨두고 탈이 났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8회말 김혜성, 송성문, 최주환으로 이어지는 키움의 좌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왼손 투수 황준서를 투입했다. 황준서는 까다로운 선두 타자 김혜성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이닝을 시작했다.

한승혁. 한화 제공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린 황준서는 송성문과 최주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를 자초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화는 황준서를 급히 내리고 한승혁을 기용했다. 하지만 한승혁도 이형종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경기는 더 꼬였다. 1사 만루에서 한승혁이 김건희를 상대로 던진 공을 포수 이재원이 잡지 못했다. 공이 뒤로 빠진 틈에 동점 주자 송성문이 홈을 밟았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김건희를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이번엔 실책까지 겹쳤다.

라이언 와이스. 한화 제공

한승혁은 2사 2·3루에서 고영우에게 3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까다로운 타구였으나 하주석이 잘 잡았다. 그러나 하주석의 송구가 1루수 채은성이 잡지 못할 만큼 크게 벗어났다. 이 틈에 주자 2명이 모두 홈에 들어왔다.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이날 한화는 실책에 여러 번 울었다. 3-0으로 앞선 6회말 선발 와이스는 키움 테이블세터 이주형과 도슨에게 3루타, 볼넷을 내주며 무사 1·3루에 몰렸다. 와이스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김혜성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황영묵. 한화 제공

하지만 황영묵이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실점과 함께 더 큰 위기를 불렀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선 송성문의 적시 2루타가 터졌다.

한화는 3-5로 뒤진 9회초 1사에서 김태연과 하주석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이도윤의 파울 타구를 바운드 없이 잡아 병살타로 연결한 최주환의 호수비에 가로막혀 끝내 무릎을 꿇었다.

7회까지 1점 차 리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격차이긴 했다. 다만 볼넷, 볼넷, 볼넷, 포일, 실책 등 3실점 하며 승리를 지키지 못한 과정 자체가 좋지 않았다. 후반기를 역전패로 시작한 9위 한화는 10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고척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