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떠난 지방 청년들…‘출산, 꿈도 못 꿔’
[앵커]
KBS는 인구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심각한 우리사회의 저출생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서 우리 아이, 우리 미래 저출생 위기 극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9일)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불균형을 분석하면서 저출생의 원인을 찾아봅니다.
최근 청년 여성들이 취업을 위해 지역을 떠나면서, 지방 도시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릴수록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은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에서 나고 자란 24살 송온유 씨.
대학 졸업 뒤 서울로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송온유/창원대 4학년 : "(지역에는) 디자인을 전공으로 할 수 있는 기업이 없고요. 견뎌 나가는 시간들이 필요하더라도 서울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부·울·경, 동남권을 떠난 청년 여성은 모두 18만 4천여 명.
특히 2015년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양승훈/경남대 사회학과 : "경남이나 울산의 문제는 여성의 일자리가 굉장히 희소하다는 것, 대졸 이상의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없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20~34살 남녀 성비입니다.
서울과 세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습니다.
20대만 보면, 경북이 1대 1.34명으로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했고, 울산과 경남이 뒤를 이었습니다.
[조성호/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 "지방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상대방이 없어서 결혼을 할 수 없는 인구구조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간 지방 청년들.
사정이 녹록할 리 없습니다.
올해 결혼 1년 차인 강다은, 백정호 씨 부부.
당분간 자녀 계획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높은 집값과 물가 탓입니다.
[강다은·백정호/서울시 노원구 : "현실적인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 계속해서 (출산을) 조금 미루는 상황입니다. 사실 저희도 (아이를) 낳고 싶죠. 너무 낳고 싶긴 하지만…."]
한국은행도 이미 국내 저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을 지적했습니다.
[정민수/한국은행 지역연구지원팀장 : "수도권으로 청년층이 굉장히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인구 밀도가 많이 높아지고, 그만큼 경쟁 압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되고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의 무너진 성비 불균형, 저출생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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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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