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쇄신은 어디 가고 ‘책임 회피’·‘한동훈 때리기’만… 與 당대표 후보 첫 TV토론 개최
원희룡 “이재명 심판만 외쳐” 비판
한동훈 “김여사 아직도 사과 안해
사과 필요없단 것이 대통령 입장”
나경원 “국정농단 비유 발상 위험”
토론 나선 후보 4人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한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게 “제가 전국에 지원유세를 다닐 때 왜 세 분은 안 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책임을 나눠 갖겠다는 것이다.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원 후보는 “(지원유세를) 못 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꺾으려고 간 사람인데, 여론조사를 보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어서 잠을 불과 3∼4시간밖에 안 자면서 사투를 벌였다”면서도 “전국 지원유세 못 간 것은 죄송하고 통탄하다”고 했다.
한 후보는 또 총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 정책 회의를 한 번도 못 했다”는 원 후보의 지적에 “공동선대위원장 회의를 많이 했는데 안 오셨다”고 받아쳤다. 한 후보는 “원 후보가 저를 (지원 유세해 달라고) 마지막에 불렀을 때 그때 저한테 금리 말씀은 안 하시고, 삼겹살 같이 먹자고 했다”고도 공세를 가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정말 책임을 뒤집어씌우신다”며 “저한테 공동선대위원장 제안하셨을 때 ‘한강벨트 사수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유승민 전 의원을 모셔 달라’며 안 한다고 했었다. 강남 같은 데 공천 줬으면 제가 한 후보보다 더 많이 (지원) 해드렸을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에 “(선대위에) 이름만 빌려주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동안 문자 논란에 이어 ‘사천 의혹’을 제기하며 한 후보에 대한 공세에 앞장섰던 원 후보는 관련 공방을 의도적으로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총선 당시) 전략과 비전으로 뭘 가지고 국민에게 호소하려고 했냐”면서 “그때 이재명 심판만 외치셨다”고 지적했다. 또 원 후보는 한 후보가 사천 의혹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자 “어제(8일) 선관위가 전당대회 다툼을 이제라도 중단하고 국민들이 보고 싶은 경쟁을 시작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언급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문자 논란’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한 한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 등의 배경에 친윤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친윤 핵심 인사들은 공개 발언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들이 문자 논란을 고리로 한 공세에 동참하기 시작하면서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후보 측은 이번 논란이 대세론에 지장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반한(반한동훈) 세력이 역풍을 맞아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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