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공모채 포기한 게임업계…흥행작 가뭄에 조달 부담 확대

이건엄 2024. 7. 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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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078340), 펄어비스(263750) 등 공모채 발행을 포기하는 게임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금리 인하 등 확실한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마저 흔들리고 있는 게임사들이 선뜻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선 자체 현금과 단기차입 활용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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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는 단기차입 펄어비스는 자체 현금 활용
저금리 시절 발행한 탓에 이자 부담 확대 불가피
실적 부진 장기화…신규 발행 시 수요 장담 어려워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컴투스(078340), 펄어비스(263750) 등 공모채 발행을 포기하는 게임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과 금리 인하 지연 등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단기차입과 자체 현금 활용을 통해 만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게임사들이 신작 부재로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자 비용 확대와 유동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컴투스 사옥 내부 전경. (사진=컴투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이달 중 만기 도래 예정인 1200억원의 회사채 차환에 은행 대출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금리와 신용등급 등을 고려했을 때 회사채를 발행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따른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컴투스는 지난 2021년 7월 사상 처음으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91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3년물 1200억원과 5년물 710억원이다. 이 중 3년물 만기가 이달 말 도래 예정이다.

당시 컴투스는 15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며 모집금액의 2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다. 덕분에 컴투스는 3년물 2.261%, 5년물 2.57%라는 비교적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현재의 금융 상황에서 최적의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유동성은 안정적이지만 금리 등 금융환경의 상황과 예측 등을 고려해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 역시 컴투스와 마찬가지로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신규 공모채를 찍지 않았다. 펄어비스는 지난 2021년 7월 발행한 147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오는 7월 말 도래 예정이다.

다만 펄어비스의 경우 자체 유동성이 받쳐주는 만큼 단기차입 대신 자체 현금을 활용해 만기 회사채 대응을 준비 중이다. 쌓아놓은 현금을 적극 활용해 차입금과 그에 따른 이자 부담을 줄이고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무 전략을 수립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차환을 위해 신규 공모채를 찍어내지 않는 것은 녹록지 않은 채권시장 상황 영향이 크다. 공모채 신규 발행을 통한 금리 이점이 크지 않은데다 게임채에 대한 수요도 장담하기 어려워 미매각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전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119%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0.4bp(1bp=0.01%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여전히 3%선을 유지하고 있다. 컴투스와 펄어비스가 공모채를 발행한 지난 2021년 3년물 국고채 평균 금리가 1%대 초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여기에 컴투스와 펄어비스의 경우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신규 발행에 따른 금리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034950)(이하 한기평)는 지난 6월 컴투스와 펄어비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 역시 양사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컴투스와 펄어비스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A-) 3년물 기준 신용평가사 스프레드 평균이 161bp인 점을 고려하면 예상 발행금리는 최소 4.7%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 금리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금리 인하 등 확실한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마저 흔들리고 있는 게임사들이 선뜻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선 자체 현금과 단기차입 활용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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