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서 ‘김건희 문자 읽씹’ 난타전…한동훈 “같은 상황 와도 똑같이 할 것”
“정책 경쟁” 태도 ‘급’ 바꾼 원희룡…한 “가족과 사천했다? 거짓말 사과부터”
총선 참패 책임 논쟁도…나·원·윤 “책임 있는 한동훈 왜 나왔나” vs 한 “지원 유세 왜 안 했나”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첫 TV토론회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에 휩싸인 한동훈 후보를 향해 경쟁자들의 공세가 쏟아지며 '난타전'이 벌어졌다. 한동훈 후보는 이에 "같은 상황이 와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당시 김 여사의 문자에 답하지 않은 건 옳은 판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최근까지 한 후보를 강하게 비판해왔던 원희룡 후보가 "제가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며 정책 경쟁을 선언하자 한 후보는 "제가 가족, 인척과 함께 사천(私薦)을 했다고 한 거짓말부터 사과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토론회는 이날 오후 TV조선에서 진행됐다.
"왜 답 안 했나" '읽씹' 비판에…한 "김 여사 사과 의사 없었다"
이날 토론회 중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주도권 토론'에서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의 문자 논란을 거듭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문자 논란과 관련해 입장이 매번 달라진다"며 "총선 패배 책임을 인정한다면 문자에 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리석었다고 한마디 하고 끝내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제가 말을 바꿨다는 건 거짓말이다. 일관성 있게 말씀 드렸다"며 "저는 여러 통로를 통해 김 여사께서 실제 사과 의사가 없다는 걸 전달받던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부산 고검 3차장 때 김 여사와 332번 (메시지) 소통을 하지 않았나. 그런데 비대위원장이니까 안 한다? 이해가 정말 안 된다"고 지적하자 한 후보는 "민주당에서 하는 얘긴데 이걸 윤 후보가 말할지는 몰랐다. 민주당이 이 문제로 저를 음해했기 때문에 저는 더더욱 여사와 사적 소통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결심했었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도 "김 여사에게 사과의 뜻이 없었다고 하는데 공개된 문자 원문을 보면 김 여사가 사과의 뜻을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한 후보는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하던 중 김 여사께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 (김 여사가 메시지로) 제게 말씀하신 내용이 진의가 아니었다 생각한다"고 재차 김 여사에게 사과의 뜻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후보가 "자꾸 이 사안을 당무개입, 국정농단에 비유하는 건 아주 위험하다"고 하자 한 후보는 "김 여사께서 아직도 사과를 안 하셨다"고 답했다. 관련 질문이 계속되자 한 후보는 "저 말고 실제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김 여사 사과 문제에 대해) 행동을 한 분 있었나. 세 분은 뭐하셨나. 사과가 필요하다 생각했다면 그때 행동을 하셔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원 "선관위 간곡한 권고 받아들여 정책 경쟁 모범 보일 것"
그간 경쟁 과정에서 한 후보를 향해 거센 공세를 펴왔던 원 후보는 이날 본인의 주도권 토론에서 국민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정쟁이 아닌 정책과 비전 경쟁을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원 후보는 "어제 당 선관위로부터 비전과 능력의 경쟁으로 전환을 해달라는 권고도 받았다"면서 "아프게, 겸허히 받아들여서 오늘 토론을 계기로 정책 비전과 그걸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의 경쟁으로 초점을 맞추도록 제가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 후보자에게 '물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등 정책 질문을 건넸다.
원 후보 순서 직후 한 후보는 본인의 주도권에서 "원 후보가 네거티브나 인신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 가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 후보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가족 및 인척들과 사천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한 후보는 "어떤 가족이 어떤 공천에 개입했다는 건가"라고 추궁했고, 원 후보는 "선관위의 요청에 따라 거기에 대한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재차 "중단할 게 아니라 거짓말한 것 아닌가. 근거가 없다면 사과하라"고 물었고, 원 후보는 "할말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이 정도 하자"고 답하지 않았다. 한 후보는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해놓고 앞으로 하지 않겠다? 국민들이 허탈하게 생각할 것 같다. 이런 게 구태정치"라며 질의를 마쳤다.
총선 참패 책임론을 두고도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경쟁자들이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의 책임론을 지속해서 제기하자 한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 등을 맡았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를 향해 "지원 유세에 왜 나서지 않았나"라고 반박한 것이다. 이에 나·원·윤 후보는 "왜 책임을 뒤집어씌우나. 당시 험지에서 치열하게 싸웠다"며 한목소리로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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