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 공방으로 얼룩진 與 당권주자 첫 TV 토론회

서지윤 2024. 7. 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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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당권주자들이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강조하는 한편 원희룡 후보가 제기한 가족 공천 의혹은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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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기념을 촬영하고 있다. 2024.7.9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당권주자들이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강조하는 한편 원희룡 후보가 제기한 가족 공천 의혹은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9일 TV조선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나경원·윤상현 후보의 화살은 한 후보에게 집중됐다.

나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한 후보를 향해 "대통령 부인이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을 공적인 통로에 말을 했나"라며 "여사의 문자는 아무리 읽어봐도 사과의 뜻이 있다. 대통령실은 사과하지 않는다고 해도 직접 김 여사가 문자를 줬다면 같이 논의해 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나 의원의 공격에 한 후보는 "저는 당시에 이미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공개적인 지적을 한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미 그 시점에서 그것(사과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적 연락에 답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정치현안 OX' 코너에서 제시된 '김건희 여사가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머지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그렇다'는 입장을 내놨다. 밸런스 게임에서도 한 후보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대통령과의 식사하기, 김 여사의 문자에 답하기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과의 식사'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비상대책위원장 신분일 때와 마찬가지로 당대표가 되더라도 여사와 문자를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토론 내내 김 여사 문자 관련 공방은 계속됐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내가 아는 형수님이 5번의 문자를 보냈으면 아무리 공적으로 따져도 '논의해서 답을 드리겠다'고 하는 것이 인간"이라며 "정치는 인간 자체가 돼야 한다"고 직격했다.

한 후보는 논란이 계속되자 자신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원활한 당정관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 후보는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한편 대통령을 향해 보내는 영상편지에서 "대통령과 저의 목적은 완전 같다. 윤석열 정부 성공과 보수정권 재창출에 있어 완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문자 논란을 두고 연일 한 후보와 공방전을 펼쳤던 원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말을 아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당대회가 지나친 공방전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싸움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원 후보는 "오늘 토론을 계기로 정책 비전과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의 경쟁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제가 먼저 모범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선관위 얘기를 듣고 인신공격을 안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원 후보가 방송 인터뷰에서 '한동훈이 가족 인척과 공천 논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싸움의 원인은 원 후보가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한 후보는 "사실이면 사실대로 말씀하시고 아니면 사과를 하라"고 압박했지만 원 후보는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언급을 안 하겠다"라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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