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무너질까 겁나”…빈집 9만 채 어쩌나
[앵커]
장대비가 내리는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도심 빈집들이 골치거릿입니다.
붕괴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가 크지만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빈집이 전국에 9만 채에 이릅니다.
이연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한쪽 벽면은 뻥 뚫렸습니다.
무너진 흙벽은 옆집 마당으로 쏟아졌습니다.
며칠째 계속된 장맛비에 20년 넘게 사람이 살지 않던 빈집 벽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겁니다.
[박가매/주민 : "돌을 하나 치우려고 하니까 돌이 또 하나 굴러오는 거예요. 낙수통이 2개 있었거든요. 낙수통이 확 찌그러진 거야. 내가 거기서 돌을 맞았으면 어떻게 됐겠냐고요."]
다른 빈집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벽 한가운데가 불룩 나와 있고, 일부는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집은 철제 빗물받이가 지붕 끝에 떨어질 듯 위태롭게 걸려 있습니다.
안전사고 우려에다 주민 위생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연자/주민 : "빨리 철거를 하지 않으면 쓰레기를 버리고 냄새나고 해서 위험해요. 비오고 그러면 여기다 몰래 갖다 버리면 이게 떠내려 오고 그러니까."]
빈집이 빠르게 늘면서 대전에만 3천8백 채, 전국적으론 9만 채에 이르는데, 철거가 시급한 노후도 4등급만 전국에 만 2천채가 넘습니다.
[이동열/대전보건대 재난소방·건설안전과 교수 : "철근 끊어지는 소리라든지 아니면 돌이 깨지는 소리가 붕괴 징후로 보고 있는데, 사람들이 살지 않는 주택같은 경우에는 이런 징후들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빈집이라 하더라도 엄연한 사유재산이어서 함부로 철거할 수도 없어 장마철마다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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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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