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기에 사령탑 잃었다…홍명보 떠나는 울산, 3연패 ‘빨간불’

강동훈 2024. 7. 9. 19: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3연패를 목표로 힘차게 항해하던 울산HD가 하루아침에 좌초됐다. 중요한 시기에 홍명보 감독이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선장을 잃은 탓이다. 믿었던 홍 감독이 떠나게 되자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대한축구협회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동시에 오는 10일 대규모 시위도 예고했다.

홍 감독은 8일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확정됐다. 축구협회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2027 사우디 아시안컵까지”라고 발표했다.

당초 홍 감독이 지난 2월 유력한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자 “제 의지와 상관없이 언론에 이름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불편했고, 또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한 데다, 최근까지도 “제 입장은 같다. 팬들께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루머를 일축하는 등 번번이 거절 의사를 표명한 것을 떠올리며 예상 밖의 선택이다.

홍 감독은 특히 지난 5일 수원FC와 21라운드 원정경기 당시 취재진과 만나 “이 이사에게 따로 연락받은 게 없다. 만날 생각도 없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축구대표팀을 이끌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그날 밤 이 이사를 만났고 설득에 넘어가면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자연스레 울산은 위기를 맞았다. 그렇지 않아도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전술 변화에 따른 과도기 등으로 인해 지난 2시즌과 달리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와중에도 홍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 속에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선두권을 유지했는데, 홍 감독이 하루아침에 떠나게 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시즌 도중 사령탑을 잃는 건 울산의 계획에 없던 일이다. K리그 2연패를 한 데다, 올 시즌도 우승이 가장 유력한 상황에서 홍 감독을 경질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홍 감독도 그동안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을 때마다 번번이 떠나지 않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데 홍 감독이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됐고, 홍 감독은 이제 울산 지휘봉을 잡을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일단 홍 감독은 오는 13일 FC서울과 23라운드 홈경기까진 지휘할 예정이다. 그 이후에 이 이사의 설명대로 삼자 간 논의를 통해 축구대표팀을 공식적으로 이끌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울산은 중요한 시기에 사령탑을 잃게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울산은 한창 치열한 우승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K리그는 물론이고, 코리아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등 컵대회도 치러야 한다. 또 새로운 포맷으로 바뀌어 내년에 개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사령탑이 없는 상황에서 이 모든 걸 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새 사령탑을 빠르게 선임해야만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시즌 도중 홍 감독만큼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준 인물을 찾아 선임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남은 시즌 위기와 고비를 맞으면 울산이 휘청거릴 거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홍 감독을 빼앗긴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결국 “축구협회의 결정은 축구 팬들의 염원을 무시한 선택이며, 축구 팬들에게 다시금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축구협회의 이러한 비극적인 선택의 결말은 실패할 것임이 자명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0일 광주FC와 22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규모 시위도 예고했다.

그러자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직접 나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이사는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주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주어야 한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멋지게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을 구단과 한마음으로 같이 극복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처용전사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