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대 첫 TV토론서 '김건희 문자' 공방…나 "당사자 이야기 무시, 정치 판단 미숙", 한 "대통령이 사과 필요없다고 했다"(종합)

이재우 기자 2024. 7. 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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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 한에 '김건희 문자·총선 책임' 맹공
나 "김 여사 문자 보낸 사실 공적인 통로에 말했나"
윤 "한, 문자 문제 입장 매번 달라…멋지게 사과하라"
한 "김 여사 사과할 뜻 없다는 확실한 입장 확인"
원은 네거티브 공세 자제…"선관위 다툼 중단 요청"
한, 원 '정책' 제안에 "총선때 금리 말고 삼겹살 얘기만"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방송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이승재 하지현 한재혁 기자 = 9일 진행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TV토론회에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한동훈 후보에게 '김건희 여사 문자' 관련 의혹과 총선 책임론을 고리로 맹공을 퍼부었다.

이는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낼 당시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휩싸인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이를 무시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사적 공천' 의혹 문제 제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맞섰다.

나, '김 여사 문자' 집중 추궁…한 "사과 뜻 없다는 입장 확인"

나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후보에게 "공적인 통로로 사과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대통령 부인이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을 공적인 통로에 말했나"라고 질문했다.

김 여사의 문자를 무시하지 않고, 당사자와 소통한 뒤 사과를 이끌어냈다면 총선에서 참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다.

한 후보는 "당시 이미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공개적인 지적을 한 상태였고,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여사께서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사적인 연락에 대해 답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너무 명확했다. 그러니 저에 대한 초유의 사퇴 요구까지 이어졌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사과 결정의 권한이 대통령실이라고 해도 본인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못 시키는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의사인데 이를 공적, 사적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여사 문자가 사과하려는 뜻이 아니라고 했는데, 문자 원문을 보면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7.09. photo@newsis.com

그러면서 "자꾸 정부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당무 개입, 국정농단 등 본인이 말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한 후보는 "만약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나 의원은 왜 아무 말도 안 했나"라고 추궁했다. 총선 당시 나 의원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는 점을 꼬집은 거다.

나 후보는 "CBS 토론회에 가서 이야기했다"고 답했고, 한 후보는 "저는 못 찾겠다"고 비꼬았다.

나 후보는 2차 주도권 토론에서는 '문자에 답했으면 국정농단'이라는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 프레임에 딸려들어가는 것 아닌가 해서 아쉽다"고 재차 지적했다.

한 후보는 "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영부인께서 당사자인 사안인 당무에 대해서 당대표에게 개인적으로 텔레로 물어보면 상의해 줄 건가"라며 "영부인께서 당의 의사결정하는데 얘기를 한다면 당무개입"이라고 맞섰다.

윤 후보도 한 후보에게 "김 여사 문자 문제에 대한 한 후보의 입장이 매번 다르다"며 질문을 던졌다.

그는 "처음에는 '사적인 통로로 공적인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하더니, 이후에는 '문자의 내용이 다르다', '당무개입이다' 또 '대통령실에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가 그렇게 말을 바꾸면 바로 구속영장을 때린다"며 "100% 책임이라고 느끼면 당연히 '나의 불찰이다' 멋지게 사과하고 넘어가는 게 낫다. 당시에 어리석었다고 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7.09. photo@newsis.com

이에 한 후보는 "제가 말을 바꿨다고 하는 건 그냥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저는 일관성 있게 말했다. 당시 여러 통로로 김 여사께서 실제로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걸 전달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그 내용이 지금 공개됐을 때 더 심각한 악몽(이 될 것)"이라며 "윤 의원이 당 대표가 됐다면 김 여사 (문자와) 당무와 관련해 텔레그램으로 논의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윤 후보는 "사과 결정의 주체가 대통령실이라고 말한다"며 "대통령하고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윤석열 정부 황태자다. 최측근이라고 했는데 그 당시 대통령하고 전혀 소통 안됐냐. 저 같으면 대통령하고 소통하겠다"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는 "충분한 방식으로 대통령실하고 소통했다"며 "대통령과 이 이슈에 관해 논의를 했고, 대통령은 사과가 필요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부산고검 시절 김 여사와 342번 카톡을 했다'는 윤 후보의 지적에 음해라고 전제한 뒤 "그 이후 더더욱 여사와 관련해서는 사적 소통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한, 원에 '사적 공천' 의혹 제기 사과 요구…원은 무대응

한 후보는 원 후보가 자신의 '사적 공천' 논란을 제기한 것을 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먼저 거짓말을 하지 않았나. 사과할 기회를 주겠다"며 원 후보의 답변을 요구했다.

원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다툼을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을 위한 경쟁을 시작해달라고 했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7.09. photo@newsis.com

한 후보는 "관련 기사가 200개 이상 났는데 이제 비긴 것으로 하자는 건 안 된다. 이 정도면 명예훼손"이라며 "사실이면 사실대로 말하고 아니면 사과를 해 달라. 그래야 우리가 비방하지 않는 문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도 하라"라고 재차 선을 그었고, 한 후보는 "할 말이 있으면 여기서 해달라"고 캐물었다.

이후에도 한 후보는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지만 이어갔지만 원 후보는 대응하지 않았다.

반대로 원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 대신 '총선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당 대표가 되면 총선 때 못 잡은 물가 어떻게 잡겠나"라고 한 후보에게 물었다.

한 후보는 "물가안정기금을 국민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몇 가지 항목이라든가 그 부분에 집중해서 넣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단기간 안에 성과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께서 마지막에 (인천 계양을에) 불렀을 때 선거운동했던 게 기억 난다. 그때 금리 얘기 안 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우 논란과 관련해) 삼겹살 같이 먹자고 했지 않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원 후보는 "그때 이재명 심판만 외쳤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비계파' 나 "원희룡 윤심팔이"…원 "모든 계파 환영"

나 후보는 2차 주도권 토론에서 "원 후보는 이번에 보면 윤심팔이를 하고 있다. 원 후보와 한 후보 모두 다 계파를 업거나 만들고 있다"며 "계파정치를 극복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4.07.09. photo@newsis.com

원 후보는 "저를 건강하게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계파를 환영한다"고 답변했다. 나 후보는 원 후보의 반박에 "모든 계파를 환영하는 것 같지는 않으시더라"고 받아쳤다.

나 후보는 2차 주도권 토론에서 "당 대표 임기는 2년이다. 대선 나가면 내년 9월이면 다 사퇴해야 한다"며 "비대위로 갈 건지 당헌당규를 개정할 건지 답해달라"고도 주문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 후보는 "위기부터 극복해야 대선이 있을지 없을지 결정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도 "오랫만에 "오랜만에 원 후보와 생각이 같다"고 했다.

전국지원유세 공방…한 "한번도 안했잖느냐" 나·원·윤 "지역서 백병전"

한 후보는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세 사람이 '전국 지원 유세를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나·원·윤 후보는 선거를 총괄했던 한 후보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반발했다.

한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 "저는 불출마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했다. (나 후보 등은) 본인 선거만 뛰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원 후보를 향해서는 "공동선대본부장 회의를 많이 했는데 안 왔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정말 책임을 뒤집어씌우신다. 제가 하겠다고 안했다. 제 이름이라도 빌려달줘야지 완성된다. 이름만 빌려달라고 했다"며 "저한테도 강남 같은 데 공천을 줬으면 비대위원장보다 더 많이 해드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도 이날 한 후보의 공세에 "(선거를 총괄하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이런 말씀을 할 수 있나"라며 "원 후보도 그렇고 모두가 다 지역에서 열심히 백병전을 치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왜 전국 지원 유세를 안 했냐고 질문하는데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라며 "제가 이재명을 꺾으러 간 사람이었는데 여론조사에서 거의 불가능으로 나와서 잠을 3~4시간 자며 사투를 벌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russa@newsis.com, judyha@newsis.com,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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