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장마에 빈집 붕괴 조짐 잘 살펴야

이연경 2024. 7. 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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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장마철 붕괴 위험이 높은 빈집 문제를 취재한 이연경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앞서 보도에서도 붕괴 위험에 놓인 빈집 사례들을 보여주셨는데, 실제 붕괴 사고도 있는거죠?

[기자]

네, 장마철에 빈집의 벽이나 담벼락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집 전체가 무너지는 일도 전국에서 해마다 여러 건 발생합니다.

벽이나 담벼락이 무너지면 지나가던 주민이나 행인이 다칠 수도 있고요.

무너진 구조물 잔해 등이 배수로를 막아 주변 지역이 침수될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도심 지역은 주택이 밀집한 경우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장마철에 빈집이 이웃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데요.

저희가 취재하면서 돌아본 도심의 빈집들도 전깃줄이나 통신선이 빈집을 통해 전봇대와 이어진 경우도 많더라고요.

이런 경우 빈집이 무너지면 전봇대도 넘어지면서 일대가 정전되는 문제가 생길 수가 있겠고요.

농촌의 경우에는 빈집이 산 밑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산에서 토사가 흘러 내려온다든지 하면 축대가 허물어지는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빈집이면 사람이 살지 않다보니 사실상 관리가 안 되는 건데, 혹시 붕괴 징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자]

일단 집의 기둥이 솟아 오른 것처럼 보인다면 붕괴 징후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기둥 주변의 벽이 주저 앉으면서 가만히 있는 기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솟아 오른 듯 보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콘크리트로 된 벽은 돌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돌 깨지는 소리가 뭔지 전문가에게 물어봤더니, '딱'하고 날카롭게 깨지는 소리라고 합니다.

만약 빈집 주변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피하셔야 합니다.

또, 평소에 잘 열리던 문이 잘 열리지 않는 경우에도 붕괴로 인한 뒤틀림이 원인일 수 있어 빈집에 드나들 때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앵커]

일단 위험이 크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게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죠?

[기자]

네, 일단 빈집이 너무 많습니다.

대전만 해도 3천8백채, 세종 6백채, 충남 4천4백채, 전국적으로 9만채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철거 대상인 4등급만 대전, 세종, 충남에 천백 채가 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빈집도 누군가의 집, 즉 사유지라는 점인데요.

그러다보니 주민 민원이 있다고 해서 자치단체가 임의로 철거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땅 주인 입장에서도 어차피 살 집도 아니고 철거를 하는 게 낫다고 볼수도 있는데요.

이게 세금과 얽혀있다보니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 문젭니다.

[이태진/대전 서구 도시정비과장 : "기존에 주택이 있을 때보다 나대지화 됐을 때, 철거했을 때 세금 부담이 증가되는 문제가 있어서 소유자들이 꺼려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집을 철거했을 때 주택세액 상승을 기존 30%에서 5%까지 낮추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세부담 완화 기간이 5년이어서 5년 안에 새로 주택을 지을 계획이 없는 빈집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집 주인이 살지 않더라도 관리를 해야 하는 건데, 이 때문에 일명 '빈집세'가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태입니다.

안전사고와 경관 훼손 우려가 높은 빈집에 5백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인데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 자리잡은 빈집으로 인한 불편과 사회적 비용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연경 기자 (y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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