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벌이 쉽지 않네"… 톱밥 날려도 환기 안 되는 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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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진출하기 전 도약하는 단계 같아요."
가정밖청소년들이 9일 대전 중구 '만들래공방'에 모여 톱밥을 뒤집어썼다.
이처럼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공방을 폐쇄하지 않는 이유는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정밖청소년에게 이보다 나은 사회진출의 발판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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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가정밖청소년 사회적협동조합 '만들래공방'
폐업한 여관·실내 주차장서 작업… 시설 열악해
경제 관념·직업 훈련·소속감 증대 등 기대효과↑
"사회에 진출하기 전 도약하는 단계 같아요."
가정밖청소년들이 9일 대전 중구 '만들래공방'에 모여 톱밥을 뒤집어썼다. 만들래공방은 대전지역 가정밖청소년을 대상으로 목공을 가르치는 협동조합으로, 여기서 제작된 목공품의 판매도 겸하고 있다.
이곳에 모인 청소년들은 주마다 최장 14시간씩 필기구와 집기류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며 땀 흘려 돈 버는 보람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얻는다.
일한 기간이 30시간이 넘을 경우 최저시급보다 21% 정도 더 많은 1만 2000원의 급여가 보장된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별다른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일터인 셈이다.
쉼터 입소자 A(21) 씨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어 음식을 배달하거나 서빙하는 알바보다 좋다"며 "일을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준다는 점에서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방은 환경이 열악하고 판로가 마땅치 않아 언제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본래 인근 성당의 빈 공간을 빌려 운영됐으나 지난 2021년 건물을 재건축하는 바람에 현재 폐여관으로 터를 옮겼다.
목공 특성상 먼지가 많이 날리는데도 맞은편에 자리잡은 세탁소에 민폐를 끼칠까 우려해 함부로 환기를 시키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교통 접근성도 좋지 않아 목공품을 판매하려면 주말마다 간헐적으로 열리는 플리마켓에 참여해야 한다.
일반 시민을 상대로 원데이클래스를 여는 등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시설 자체가 낙후한 데다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재방문률이 극히 낮다.
김현근 만들래협동조합 이사는 "지금 장소로 이사를 온 뒤 빗물 누수와 동파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공방을 운용할 인건비조차 벌어들이기 쉽지 않아 공방에 출근하는 고정 담당자도 없다. 단기쉼터 직원이 관심을 두고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공방을 폐쇄하지 않는 이유는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정밖청소년에게 이보다 나은 사회진출의 발판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밖청소년에게 일정한 급여를 지급하면서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청소년쉼터를 옮겨 다니는 와중에도 8년간 꾸준히 공방에 출근하는 인원도 있을 정도다.
이에 관련 종사자들은 만들래공방의 유지를 위해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세진 대전남자단기청소년쉼터 직원은 "주기적으로 만들래공방에 출석 도장을 찍는 4명의 입소 청소년 가운데 2명은 목공지도자격증을 획득했다"며 "공방이 평생 직장으로 기능하지 않더라도 가정밖청소년에게 충분한 경제적 도움이 된다. 지자체와 관계 기관의 도움이 보조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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