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고 尹부부 뒤통수 치냐" 악플에 한동훈 반응 보니
'무플보다 악플' 이색 코너 마련
후보들 향한 악플 띄우고 입장 밝혀
9일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에서 네티즌들의 비판 댓글을 보고 각자의 생각을 밝히는 이색 코너 '무플보다 악플'이 마련됐다. 후보들은 화면에 올라온 자신의 약점과 논란을 방어하는 데 진땀을 뺐다.
"20년 정치한 사람의 최대 업적이 학력고사 전국 1등?"
"친한 척 어깨동무할 땐 언제고…국민의힘 김의겸이냐? 용산에서 그렇게 하라더냐?"
이는 원희룡 후보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원 후보는 먼저 첫 번째 댓글에 대해 "업적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그동안 아무도 손을 못 댔던 화물연대, 건설노조, 집값 안정, 지방 그린벨트 푼 거, 아직 진행 중인 윤석열 정부의 수많은 민생 국정 과제들을 제가 설계하고 추진 방향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시면 아까 그 댓글은 반대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번째 댓글은 지난 총선 기간 선거운동을 함께한 한동훈 후보와의 현재 관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원 후보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결과는 총선 참패였고, 여기에 대한 성찰과 어떻게 이 부분을 앞으로 변할 건지에 대한 참 우리의 뼈아픈 반성과 책임론이 불가피하지만, 당시 한 후보가 고생한 게 사실"이라며 "3번씩이나 제게 와줬는데, 그래도 개인적인 고마움과 달리 우리가 당원과 국민들 뜻을 받들기 위해선 더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한동훈이 잘하는 거? 압수수색과 깐족대는 거. 이준석과 똑같은 '관종'! 셀카 좀 그만 찍어!"
"정의로운 척 혼자 다 하지만 자기 성공하려고 형님·형수님에 뒤통수치나?"
한 후보에게 제시된 댓글이다. 지난 총선 기간 한 후보들이 각 지역 지지자들과 잇따라 '셀카'를 찍은 것에 대한 비판이다. 먼저 한 후보는 "저는 댓글을 보는 걸 즐긴다. 댓글에 들어있는 건 다 동의할 수 없지만 들을만한 말들이 하나씩 다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첫 번째 댓글에 대해선 "제가 살아오면서 저는 되게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다. 저를 보러와 주시고 자기 시간 내서 오신 분들께 친절하게 해드리고 싶다. 오신 분들에게 셀카 찍어드리는 거 앞으로도 해드리겠다"고 했다.
두 번째 댓글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의 갈등설을 담은 것으로, 한 후보가 정치적 욕심 때문에 가깝던 윤 대통령 내외를 저버렸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사실 저는 총선에 불출마했다. 제가 성공하거나 뭘 바라고 하는 건 없다. 어릴 때부터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이 곤란하고 싫었다"며 "저는 되고 싶은 건 없고 하고 싶은 게 많다. 제가 뭐가 되고 싶어서 공적인 임무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여기서 약속드린다"고 했다.
"'패배 브라더스'? 둘 다 저격하면 본인이 잘될 줄 아나? 쓴소리도 못 하고 반대도 못 하는 사람."
"모든 선거마다 다 출마한다고 별명이 참새 방앗간이라던데…"
나경원 후보는 자신을 향한 첫 번째 댓글에 대해 "제가 워낙 당내 선거하는 데는 사실 제가 독하게 못 한다. 당내에서 쓴소리도 못 하고 반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실지 몰라도 사실 조용하게 할 일은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두 번째 댓글에 대해서는 "이번 전당대회는 웬만하면 출마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선거 끝나고 민주당이 의회를 기반으로 한 저 무도한 독주를 하는데, 의회를 기반으로 한 독주는 의회에서 막아야 한다"며 "우리의 전쟁터는 의회가 될 수밖에 없다. 배지 단 사람이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한번 생각해보시라. 본회의장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들어왔는데, 우리는 못 들어간다? 여기서부터 전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윤상현 후보나 제가 꼭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출마했다는 말씀드린다. 사실 다른 것보다도 계파정치 끝내야 한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어준 방송 나가 집구석 흉보니 재밌나? 당 대표 되면 집구석 말아먹겠구나!"
"윤심은 본인이라더니 여론조사는 그다지? 인물은 괜찮으니 트로트 가수 해라."
윤상현 후보를 향한 두 개의 댓글 중 첫 번째 댓글은 윤 후보가 대표적인 친야(親野) 방송인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던 점을 불편하게 바라본 보수 지지층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좌파 쪽 방송에서는 도저히 나가는 우리 쪽 진영 사람이 없다. 김어준 방송은 거기가 강남 청담동 아주머니들도 많이 들으시는데, 우리가 진영을 벗어나 확장을 시켜야겠다는 의미에서 나갔다"고 했다.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담은 두 번째 댓글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트로트를 참 좋아한다. 아주 노래도 잘 부르고, 흥이 나면 가수 뺨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후보는 이어 "하여튼 여론조사 낮은 건 아시다시피 제가 박근혜 대통령을 오래 모시다 보니까 정치 업보가 큰 사람"이라며 "제가 반성도 많이 했고, 지구당 위원장 박탈도 되고 당원권 정지 1년도 받고 무소속 출마는 4년 전이나 8년 전에도 했다. 중앙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누구보다 당 변화 혁신에 대해선 장담하는 선봉장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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