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집을 산다"… 전세대출 1100억 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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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오히려 나흘 만에 11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아파트 거래에만 국한된 것으로,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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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등 가계대출은 2조이상 ↑
비싼 전셋값 내느니 매매로 이동
DSR 규제 전 막차 수요도 몰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4일 기준 합산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18조1117억원으로, 지난달 말(118조2226억원)보다 1109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폭발적 증가로 지난달 말 708조5723억원에서 지난 4일 710조7558억원으로 2조2000억원 늘어났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 5월 1년 반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한달 동안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약 2400억원 늘어나는 등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시중은행에서는 최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창구에서 내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의 주담대 대출 상담이 확연히 늘었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도 치솟고 DSR이 더 강화되기 전에 막차를 타기 위한 주택담보대출 상담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매매 수요가 확연히 많아졌다"면서 "전세가가 너무 높아지니까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가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9987건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만3652건, 지난 2월 1만1768건, 3월 1만2809건, 4월 1만239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 1월 2612건에서 지난 5월 4974건으로 2362건 늘었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셋값이 치솟는 데다 △시장금리 인하로 주담대 금리가 낮아졌고 △DSR이 강화되기 전에 실수요자들이 전세 대신 내집 마련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셋값이 지난해 7월부터 지속적으로 올라가다 보니 더 기다려도 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하지 않는다는 심리 속에서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가 많이 전환됐다"면서 "시장금리가 너무 낮게 측정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리지 않아도 감당할 만한 대출이자라고 수요자들이 판단하면서 DSR 강화 전에 내집 마련에 빨리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전셋값도 오르고 매매가격도 오르면 차라리 집을 사려고 하는데,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급해진 것 같다"면서 "신규분양 시장도 원래 집 사려는 수요를 잡아두는 경향이 있는데, 서울 지역은 분양가가 너무 높고 공사 진도율이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아파트 거래에만 국한된 것으로, 시중은행들이 주담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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