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이었는데 엘리트 짐싼다”…저보수에 지방근무 싫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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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투자 전문가들이 지방 근무와 낮은 보수로 인해 짐을 싸고 있다.
국민연금 운용역들의 연봉은 증권업계 평균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국민연금은 운용역 이탈 방지를 위한 발 빠른 제도 개선에 나섰다.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에 대한 합리적 성과급 책정과 더불어 국민의 수용성도 높이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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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업계 25% 그쳐
9일 보안상 이유로 비공개 처리됐다가 최근에서야 공개된 지난해 제3차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018~2023년 기금운용본부 퇴사자들이 퇴사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한 건 “전주에 있기 때문(38%)”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전북 전주로 본사를 옮겼다. 수도권과 멀다는 점에서, 자산 규모 1100조원에 달하는 세계 3대 연기금임에도 우수 인력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시장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연봉 수준은 인력 이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퇴사 원인으로 두 번째로 많았던 게 “보수가 적어서(35%)”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의 기본급은 시장 평균 대비 50%(2022년 기준)에 불과하다. 기본급보다 성과급 비중이 큰 증권업계의 특성상 성과급까지 포함하면 시장 평균의 25%로 뚝 떨어진다.
국민연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민 노후자금을 굴린다는 막대한 책임감에도 불구하고, 낮은 보수로 경력만 쌓고 민간으로 나가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 국민연금은 운용역 이탈 방지를 위한 발 빠른 제도 개선에 나섰다. 우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을 위한 스마트워크센터를 지난해 말부터 조성해 근무 여건을 개선했다.
증권업계에선 국민연금의 서울 이전에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면, 공식적인 서울 사무소를 조성해 글로벌 스탠더드(표준)를 따라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은 성과급 제도도 곧바로 손봤다. 지난해 열린 제4차 기금위에서 2008년 도입했던 성과급 지급 최소 요건을 15년 만에 폐지했다. 기존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은 3년 동안 평균 운용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경우에만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조항도 없앴다. 국내주식 대비 낮았던 해외주식의 성과급 평가 비중도 글로벌 투자 트렌드에 부합하도록 동일하게 맞췄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소 요건’만 손 볼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만한 동기요인을 심어줄 정책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민연금 이사장을 지낸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안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며 “직원들을 격려해줄 수 있는 제도적 체계를 마련해야 운용의 적극성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민연금은 기금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수익률인 14.14%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오히려 성과급 지급률은 기본급 대비 39.9%로 지난해 수치(51.1%)보다 11.2%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연금의 성과급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바탕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3년 동안의 운용 성과를 5대 3대 2 비율로 반영한다.
작년 국민연금은 자산군별 기준수익률을 0.04%포인트만 웃돌았다.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본격화된 지난 2022년 국민연금은 -8.22%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2022년 수익률이 향후 3년 동안 국민연금 성과급 책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다만 한편으론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민간 사기업처럼 수십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타가는 건 국민 정서상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운용역에 대한 합리적 성과급 책정과 더불어 국민의 수용성도 높이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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