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금융지주, 전기차 캐즘發 실적 리스크

김경렬 2024. 7. 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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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지주의 현재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회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를 통해 투자했던 배터리업체 'SK온'의 실적 악화가 한투금융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투가 SK온과 명운을 같이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증권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투자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대체투자, PF 등 자회사들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충당금은 상대적으로 덜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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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프라이빗에쿼티로 투자
배터리 업계 실적 악화에 타격
부동산PF 등 채권 부실도 변수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현재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회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를 통해 투자했던 배터리업체 'SK온'의 실적 악화가 한투금융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체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채권 부실도 실적 변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충당금을 더 쌓아야한다고 지적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투금융의 올해 1분기 말 당기순이익은 34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419억원 증가했지만 대손준비금 적립액을 반영한 조정순이익은 2402억원으로 오히려 같은 기간 599억원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투금융의 1분기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10.7%로 전년동기(5.2%)의 2배를 넘는다. 부실채권(NPL)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은 1분기 말 1조3686억원. 작년 말(1조1398억원)에 비해 2298억원 증가했고, 지난 2022년 말에 비해선 거의 3배 가량 증가했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은 하락했다. 해당 비율은 지난 2020년 말 132.1%, 2021년 말 113.4%, 2022년 말 105.5%, 2023년 말 95.1%, 올해 1분기 말 75.8% 등으로 꾸준히 내림세다. 요주의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 역시 2022년 말 46.0%, 2023년 말 40.5%, 올해 1분기 말 36.8% 등으로 감소했다.

부동산금융과 소매 대출을 중심으로 자회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한투금융의 강한 체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악재는 오태균 사장이 한투금융지주 사장에 오른 지난 2022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오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중부본부장, 영업추진본부장을 거쳐 2009년 지주로 이동했다. 이후 경영관리실장, 부사장을 거쳐 사장에 이르렀다. 주력계열사와 지주를 오가며 그룹의 '성골' 반열에 오른 것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SK온에 대한 한투PE의 지원 상황이다. 지난해 한투PE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스텔라인베스트먼트로 이뤄진 한투PE 컨소시엄은 SK온에 1조3200억원을 조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2026년 말까지 SK온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팔아치울 권리(풋옵션)를 행사할 수 있다. SK온은 한투PE에 내부수익률(IRR) 기준 7.5%의 연 수익률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SK온의 수익 하락세가 투자 실패 우려를 키운다. 계약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SK온은 10개 분기 연속 적자로 누적적자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2분기에도 3000억원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증자와 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지만 재무부담은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한투금융의 계열사 지원에 따른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그룹은 지난해 3월 한투증권의 채권 50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동시에 한투캐피탈과 한투저축은행에 각각 4400억원, 42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어 작년 6월에는 한투증권에 4000억원을 투입했고, 10월에는 한투캐피탈에 8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한투캐피탈에 대해선 올해 3월 말 기준 2조3150억원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결의한 지급보증 한도(2조4000억원) 턱밑까지 지원한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투가 SK온과 명운을 같이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증권사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투자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대체투자, PF 등 자회사들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충당금은 상대적으로 덜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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