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변화하는 모터쇼와 부산모빌리티쇼의 도전

손수득 벡스코 대표이사 2024. 7. 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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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트렌드 급변, 전통적 모터쇼 위상 약화
UAM·PM 등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모델 구축을
손수득 벡스코 대표이사

전 세계 모터쇼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한때 각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신차와 기술을 과시하는 장으로 기능했던 전통적인 모터쇼들이 중요성을 잃어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점점 더 자체 이벤트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제품 공개를 선호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부상, IT와 자동차 산업의 융합,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이슈들은 모터쇼의 형식과 역할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모터쇼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하며, 자동차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의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해왔다. 최초의 모터쇼가 1897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이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모터쇼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세계 5대 모터쇼인 프랑크푸르트 디트로이트 파리 도쿄 제네바 모터쇼는 국제적인 관심을 끌며 자동차 산업의 동향과 미래상을 제시하는 무대가 됐다.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최신 모델과 기술을 선보였고, 소비자들이 신기술을 체험하면서 시장의 기대감과 수요도 형성됐다.

또한,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모터쇼들은 각 지역의 경제적·기술적 발전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이벤트였다. 예를 들어, 미국 디트로이트는 ‘모터 시티’로 불릴 정도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다. 포드, 제너럴 모터스와 같은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본사를 두고 있어, 자동차 산업의 최신 트렌드와 혁신이 집중되는 장소로서 모터쇼의 중요성을 더했다.

그러나 내연기관 차량 중심이던 자동차 산업이 변화하면서 전 세계 모터쇼도 격변하고 있다. 전기차, 자율 주행 기술, 커넥티드 카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모터쇼도 최신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구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뮌헨 모빌리티 쇼로 명칭을 변경하고, 전시의 초점을 전기차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기술로 옮겼다. 또한,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는 자동차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주요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모터쇼의 역할이 축소되는 현상을 가속화했다. 이는 모터쇼가 기술 혁신을 보여주는 복합적인 이벤트로 진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시장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모터쇼는 살아남지 못한다. 대표적인 예로 제네바 모터쇼를 들 수 있다. 제네바 모터쇼는 1905년부터 시작돼 119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행사로,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제네바 모터쇼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전시회의 경쟁 증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24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급부상하는 중국 모터쇼를 보면 부산모빌리티쇼의 변화도 산업 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BYD, NIO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와 시장은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 빠른 기술 적응력이 결합돼 중국 모터쇼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행사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모빌리티쇼도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존 전시 관람 위주의 모터쇼 형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기술과 다양한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전시 내용을 확장하여 변화를 꾀했다. 부산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활로 개척을 위해 오토매뉴팩(자동차 소재 부품과 장비 용품 서비스전), 부산로봇자동화산업전을 동시 개최해 9개국 161개 사 1910부스 규모로 열렸다. 총 149대의 차량 전시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해상 모빌리티 기술 등 최신 모빌리티 설루션을 다루었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2022년 직전 행사 관람객 수보다 약 13만 명 증가한 61만 명을 기록했다.

부산모빌리티쇼는 여러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산업의 급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고, 지속 가능한 행사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산모빌리티쇼가 도심항공교통(UAM), 퍼스널 모빌리티(PM) 등 다양한 첨단 모빌리티 산업과 기술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아울러 부산이 국제 물류 허브라는 지리적 이점과 해양 및 조선 산업이 발달했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해양 물류 모빌리티 기술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앞으로 부산모빌리티쇼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부산 시민과 산업계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벡스코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방향성을 찾아나가고자 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부산모빌리티쇼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질 때, 부산이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도 함께 발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한가운데서 부산모빌리티쇼가 부산의 앞날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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