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아, 너는 왜" PSG 입단 1주년 이강인이 말하는 손흥민-음바페의 공통점, '멋진어른' 네이마르

윤진만 2024. 7. 9. 18: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손흥민이 선취골을 넣은 이강인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11/
파리 생제르맹 오픈 트레이닝이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렸다. 네이마르가 이강인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02/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천재 미드필더'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이 현재까지 커리어를 되돌아보는 인생 그래프를 그렸다. 자연스레 팀 동료인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32·토트넘), PSG 동료였던 킬리안 음바페(26·레알마드리드)와 같은 '월드클래스'의 이름이 등장했다.

이강인은 국내 휴식 중에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EA 스포츠 FC 온라인 유튜브에 출연해 발렌시아 유스 시절, 지난해 여름 PSG 입단,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 외면받았던 시절 등에 대한 '썰'을 담담히 풀었다. 처음 꺼내는 진솔한 이야기가 많았다.

이강인은 이적료 2200만유로에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한 이유에 대해 "파리(PSG)는 파리다. 모든 축구선수들이 알겠지만, 전 세계에서 최고 잘하는 선수들이 가는 구단이 PSG다. 파리는 내가 입단하기 1년 전에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음바페가 뛰던 팀이다. 누구라도 PSG 제안이 오면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이어 "다른 리그 상위권 팀에서 (축구를)잘해서 가는 구단이 PSG다. 한데 나는 하위권 싸움을 하는 팀(마요르카)에서 파리로 갔다. 당연히 주전 경쟁이 힘들었다. (하지만)그 순간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발전하게 해줄 거라는 걸 너무 잘 알았다. 그런 훌륭한 선수와 훈련하고, 경기를 뛰고, 생활을 하면 정말 배울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 선택을 했다"고 비화를 밝혔다.

나란히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한 '브라질 슈퍼스타' 네이마르는 돌연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힐랄로 떠났다. 적응이 필요한 이강인을 유독 아꼈던 선수였다. 시도때도 없이 짓��은 장난을 치기도. 이강인은 "유소년 시절에 네이마르가 뛰는 걸 보며 꿈을 꿨다. 배우고 싶고, 따르고 싶은 우상이었다"며 "축구선수가 달라봤자 얼마나 다를까 싶었는데, 네이마르와 음바페는 다르긴 달랐다. 같이 해보면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떻게 저렇게 하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정말 잘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파리 생제르맹 오픈 트레이닝이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이강인과 네이마르가 훈련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8.02/

"그런데 장난이 너무 심하다. 네이마르가 장난을 치는데 어떻게 하겠나?"라며 웃었다. 이강인은 "나를 되게 좋아해주고 잘 챙겨줬다. 더 오랜시간 같이 플레이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적해서 안타까웠다"며 네이마르와는 가끔 연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언론에 비춰진 모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르다. 네이마르는 차분하고 어른스럽다. 이적할 때 집에 초대를 받아 마르퀴뇨스, 케일러 나바스 등과 넷이 밥을 먹었다. 그 자리에서 자기 경험, 자기가 생각하는 삶, 축구선수로 중요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많은 걸 배웠다.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음바페와는 2023~2024시즌 풀 시즌 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강인은 "음바페는 3살 많은, 축구를 잘하는 형"이라며 "음바페는 슈팅을 절대 세게 안 때린다. 그런데 슈팅이 세다. 내가 다음 차례에 슛을 하면 '넌 왜 이렇게 슈팅을 세게 차냐? 세게 찰 필요가 없다'고 한다. 흥민이형도 같이 운동하면 똑같이 '뭐하러 그렇게 세게 차냐?'고 한다. 그래서 힘을 빼고 차면 슈팅이 들어가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다. 경험이 있고 장점을 가진 선수들한테 도움을 받고 보면서 많이 배운다"고 했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에서 컵 포함 36경기에 출전해 5골 5도움을 폭발했다. 리그앙, 쿠프드프랭스, 트로피 데 샹피옹 등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강인은 "두 선수가 큰 영향을 줬다. 처음부터 다른 선수보다 저한테 잘해줬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음바페 등)좋은 선수들과 같이 뛰는 거는 정말 특별하다. 음바페가 이적해 아쉽지만, 음바페는 (레알에)가서 정말 잘할 거다. 실력있는 선수는 어딜가든 다 잘한다"고 했다.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음바페와 맞대결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7월9일은 이강인이 PSG 입단 1주년이 되는 날이다.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KT전.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이 경기장을 찾아 야구를 관람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5/

이강인은 이번 인터뷰에서 "태어날 때부터 축구를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스포츠,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 부친이 이강인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들을 축구선수로 키우길 바랐다고. 이강인은 "아버지가 축구선수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잘 만들어줬다. 나는 축구선수가 꼭 되어야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누나들이 축구선수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11살의 나이로 스페인 발렌시아 유학을 떠난 이강인은 "혼자 갔다면 절대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족이 큰 힘이었다. 누나들이 어렸는데, 제 꿈을 위해 같이 가준 것에 대해 너무 고마운 마음"이라며 "발렌시아 유스에선 잘하지 못하면 방출되는 게 현실이었다. 냉정하게 보일 수 있지만 축구를 잘하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 냉정한 세계에서 매순간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당시의 피나는 노력이 지금의 이강인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강인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오랜기간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러다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돼 첫 월드컵을 성공리에 치러냈다. 선발이 되지 않았던 시기를 돌아본 이강인은 "솔직히 서운하고, 냉정히 짜증도 났다. 그 시절이 끝난 뒤 생각해보니까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감독은 결국 팀에 더 보탬이 되는 선수를 뽑았다. 그때 뛰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어서 더 성장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요즘엔 감독이 왜 나를 안 쓸까보다는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 (어려운)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면 자신만의 시간이 올 거라고 꼭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