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침수된 전북 익산…망성·용동면 농가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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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된 폭우로 전북 익산시 망성면과 용동면 일대 시설하우스 단지가 물에 잠겼다.
망성면의 한 마을 주민은 "어제는 폭우로 길이 물에 잠겨 지난해 악몽이 떠올랐다"면서 "지난해 수해 피해 복구가 겨우 끝났는데 이제 장마가 시작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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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쳐도 대청댐 방류와 추가 폭우 예보에 걱정
농사를 포기할 수도 없고 농민들은 한숨만
“이제 장마 시작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어떻게 하나요?”
8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된 폭우로 전북 익산시 망성면과 용동면 일대 시설하우스 단지가 물에 잠겼다. 오전 9시쯤 하우스 내부에 물이 차기 시작하더니 10시쯤 되자 발목까지 올라왔다. 수개월 동안 애지중지 키워 수확을 앞둔 수박이며 상추 방울토마토 등 작물들이 모두 물에 잠겼다.
망성면에 귀농해 5년째 농사를 짓는 김지영씨(41)는 “새벽 2시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져 발목까지 물이 찼고, 하나도 건질 수 없는 상태”라며 “상추는 물에 잠기면 이틀 내로 녹아버려 사용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8만주를 심은 상추하우스 밖으로 물을 빼내려고 애썼으나 배수로도 내리는 비로 이미 가득 차 소용이 없었다. 재난문자 알림 소리가 새벽부터 끊임없이 울렸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우스가 물에 잠기는 것을 그저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는 것 말고는 없었다.
이곳은 지난해에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7월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평균 479㎜에 달하는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은 물론 비닐하우스 단지까지 물에 잠겨 피해가 극심했다. 그런데 1년 만에 또다시 같은 피해를 입은 것이다.
김씨는 “귀농 5년 차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2번째 수해 피해를 입었다”며 “지금까지 투자한 돈이 적지 않아 농사를 포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렇게 계속 피해를 보면서 계속할 수도 없고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난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입은 피해여서 농가들의 충격은 더 크다.
망성면의 한 마을 주민은 "어제는 폭우로 길이 물에 잠겨 지난해 악몽이 떠올랐다"면서 "지난해 수해 피해 복구가 겨우 끝났는데 이제 장마가 시작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토마토 6000평 농사를 짓는 박춘혁씨(71)는 "지난해 피해에 대한 보험 보상도 아직 받지 못했는데 올해도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다"며 "이런 기습 폭우가 계속되면 농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익산엔 전날부터 9일 오후 1시까지 11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앞으로 최대 1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박명남 익산 망성농협 조합장은 “대청댐 방류가 시작돼 비가 그친다 해도 바로 물이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어제 오전 30곳 농가를 돌아봤는데 절반 이상이 피해를 봤다. 시간이 지나면 피해가 더 늘 수도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청댐은 9일 오후 2시부터 30t 이내 수문 방류하고 있다.
전북도는 익산 망성면·용동면 일대 비닐하우스(상추·토마토·수박) 20㏊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협손해보험 전북총국에 따르면 이번 폭우에 의한 피해로 접수된 피해 규모는 시설하우스 기준 상추 70동, 수박 40동, 토마토 37동, 멜론 7동, 딸기 3동 등 150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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