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문자 받은 날…이제야 이해되는 한동훈 그날 발언들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총선을 3개월 앞둔 시점에 여권을 뒤흔든 '명품백 사과' 논쟁이 수면위로 다시 떠오르며 그 맥락에 정치권이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에게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메시지 원본이 공개되면서 전후사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졌기 때문이다.
문자메시지 내용 자체만 보면 김 여사가 사과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음이 잘 드러난다.
김 여사는 문자에서 "사과를 통해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하고 싶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명품백 논란 사과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김 여사 문자 내용의 전체 맥락과 당시 정황을 들어 사과 의사가 없는 것으로 해석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대목에서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다음은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낼 당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여당 주요 인사, 한동훈 후보의 관련 발언을 일자별로 정리했다.
◇2024년 1월 15일
"요새 너무도 고생 많으십니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부탁드립니다 ㅠㅠㅠ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 번만 양해해 주세요. 괜히 작은 것으로 오해가 되어 큰 일 하시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납니다. 제가 백배 사과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브이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건 어떠실지요. 내심 전화를 기다리시는것 같은데 꼭좀 양해부탁드려요."
"제가 죄송합니다. 모든 게 제 탓입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습니다.죄송합니다."
▲여당 -김 여사가 경위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면 쉽게 해결할 방법이 있지 않나"(1월 17일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예비후보, S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 (1월 17일 김경률 비대위원, 유튜브 방송)
▲한동훈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정당"(1월 18일 강남구 휴레이포지티브에서 1호 공약을 발표한 후 취재진과 만나)
◇2024년 1월 19일
제 불찰로 자꾸만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 번 만 번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입니다.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충분히 죄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고 지금껏 제가 서울대 석사가 아닌 단순 최고위 과정을 나온거로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모든걸 위원장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대통령실(윤석열) -"재작년에 재미교포 목사가 김건희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영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그 과정을 녹화하는 등 치밀하게 기획해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19일 대통령실 관계자)
▲여당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할 일"(김경률 비대위원,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한동훈 -"(명품백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문제여서 갈등이라 할 만한 문제는 없다"(19일 인공지능 활용 추진 현장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2024년 1월 23일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였는데 아주 조금 결이 안 맞는다 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드린 것조차 부끄럽습니다. 제가 모든걸 걸고 말씀드릴 수 있는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김경률 회계사님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위원장님의 다양한 의견이란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너무도 잘못을 한 사건입니다. 저로 인해 여태껏 고통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의 노고를 해치지 않기만 바랄뿐입니다. 위원장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 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가지로 사과드립니다."
▲대통령실(윤석열) -"열차로 같이 타고 갈 수 있으면 갑시다"(23일 윤석열 대통령, 서천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한동훈 -"자리 있습니까"(23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제의에 답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거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23일 열차에서 내린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리스크 논란에 대해)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것에 대해서 제가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24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2024년 1월 25일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큰 맘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대통령실(윤석열) -"윤 대통령,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입장표명 검토"(25일 대통령실 관계자)
▲여당 -"대통령실에서 (후속 조치를) 하는 걸 기대하면서 저희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25일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한동훈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 제가 그런(김 여사 사과) 말씀을 드렸던 것이 아니고 제가 드린 말씀을 그대로 이해하면 좋겠다"(25일 '국민의힘 동료시민 눈높이 정치개혁 긴급좌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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